파월의 ‘호들갑 자제 당부’로 증시 타격
8월 고용, CPI에 시장 관심
9월 FOMC 자이언트스텝 전망 우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로이터 제공
잭슨홀 미팅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점차 고용·물가지표로 이동할 전망이다. 9월 20~21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앞서 발표되는 8월 고용지표(9/2),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9/13)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에 제동을 걸지, 가속화될지 주목된다.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잭슨홀 미팅에서 8분간 인플레이션을 45차례 언급하는 등 ‘인플레이션 파이터’를 자처했다. 7월 CPI가 둔화한 이후 시장이 섣부른 금리 인하 기대감을 보이자 이를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잭슨홀 미팅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은 실제 및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을 놓고 시장 참여자들의 과도한 기대감을 억제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던 것으로 판단한다”며 “7월 CPI 둔화 이후 시장에서 연준의 정책 전환, 속도 조절 기대감이 상당히 많이 반영된 것에 대한 ‘되돌림’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글로벌 증시가 연준의 정책전환 기대감을 기반으로 반등했던 만큼 파월의 ‘호들갑 자제 당부’는 증시에 타격을 가했다”며 “이번 연설은 주식시장에 내재한 과도한 자신감을 걷어내는 계기가 됐다고 봄이 적정하다”고 말했다. 연설 내용이 지난 한 달간 연준 위원들이 언급했던 내용과 대동소이하며, 긴축기조를 선반영해왔던 금리와 환율 변동성은 주식시장 대비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전망됐다. 서 연구원은 “미 증시 대비 반등 폭이 작았고, 최근 환율이 상승하는 와중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진다는 점이 코스피의 하방 위험을 제한해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미 증시 급락은 한국 증시 투자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한국 증시는 하락 출발이 예상되나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9월 FOMC에 앞서 8월 고용, CPI 발표
파월이 9월 FOMC에서 빅스텝(50bp 금리인상)과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인상)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은 만큼 시장의 관심이 경제지표로 이동할 전망이다. FedWatch는 50bp 가능성을 36%, 75bp 가능성을 64%로 보고 있다.
이번 주에는 8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1일)와 고용 동향(2일)이 발표된다. 8월 ISM 제조업지수는 전월 52.8에서 52.1로 하락이 예상된다. 8월 신규 취업자 수는 7월(+53만명)보다 둔화한 +30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당 임금상승률도 전월 대비 0.4%로 7월(0.5%)보다 소폭 낮아질 전망이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ISM 제조업지수는 제조업 경기의 완만한 둔화추세와 함께 상품가격의 물가압력이 빠르게 둔화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고용 동향은 미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호황국면을 유지하고 있지만 노동 수요가 점차 둔화하기 시작함을 보여줄 것”이라며 “지표 내용은 9월 75bp보다는 50bp 인상을 지지해 줄 것으로 전망한다”고 봤다.
반면 연준이 9월 75bp를 인상하며 매파적 태도를 상당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임금 상승세가 잘 꺾이지 않는 상황은 9월 75bp 인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다만 금리 인상 이슈가 예측 가능성이 커진 만큼 증시에 큰 변동성을 불러오진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긴축을 멈추고 비둘기적 태도로 돌아서려면 취업자 증가 규모가 큰 폭으로 축소되는 등 고용이 크게 악화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적다”고 봤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임금-물가 스파이럴(연쇄 상승) 발생 우려가 존재하는 한 연준은 매파적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경제 성장률은 4분기부터 다시 역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연준은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은 9월 FOMC까지 경제지표에 일희일비할 전망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FOMC 결과를 예단하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 폭에 영향을 미칠 8월 고용지표와 8월 CPI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시장은 9월 FOMC까지 물가와 통화정책에 대한 희망의 끈을 잡고 갈 가능성이 크다”며 “고용지표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여전히 확장국면에서 임금상승 압력이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기대를 자극해 단기 급락에 따른 되돌림 시도가 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