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 CEO "유럽 가스부족 수년 이어질 수…배급제 시행 가능성"

세계적 석유회사 쉘 대표가 유럽 가스 부족이 수년 동안 이어질 수 있어 배급제 시행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벤 반 뷰르덴 쉘 최고경영자는 노르웨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상황이 수년 동안 이어질 수 있다"며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겨울이 여러 번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에너지 위기 해결책으로) 배급제 같은 빠른 대체안을 마련해 에너지를 절감해야 한다"며 "이런 상황이 곧 끝날 것이거나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문제라고 생각하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뷰르덴 최고경영자의 발언은, 유럽 국가들이 높은 물가상승과 경기침체 가능성을 겪는 가운데 나왔으며 현재 유럽 가계와 기업은 높은 에너지 비용에 고통받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서방이 러시아를 제재했고 이에 러시아는 유럽 전역에 공급하는 가스를 줄이는 등 에너지 무기화에 나서고 있다. 유럽의 도매 가스가격은 1년 전보다 12배 오른 상황.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곧 긴급조치 안을 내놓겠다고 29일 밝혔다.

그는 "장기적인 에너지 시장 재구성과 긴급조치안이 곧 도입될 것"이라며 "급상승하는 전기 가격은 유럽 전기 시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는 올겨울부터 에너지 배급이 이뤄질 수 있다고 기업들에 말했고 티너 반데어스트라에텐 벨기에 에너지 장관도 향후 5~10년 동안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뷰르덴 최고경영자와 기자회견을 같이한 파트리크 푸야네 토탈에너지스 최고경영자도 유럽 정부와 정책입안자들이 러시아 가스 없는 미래를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가스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면, 해낼 수 있다"며 "러시아 가스 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겨울철 가스 공급을 더욱 줄일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EU는 지난주 내년 3월까지 가스 사용을 15% 줄이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