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난기류가 수십 년 동안 2~3배 증가"
청천난기류...기상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아
좌석 벨트 착용 강화 등 일부 규정 변경 지적
◆…2019년 에어캐나다 여객기도 심한 난기류를 만나 급강하하면서 승객 등 35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진:로이터통신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항공기 운항 중 난기류를 만날 가능성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CNN 방송이 지난 1일 전했다. 특히 난기류가 운항 중인 비행기에 위협을 가할 수 있어 기내 안전 규정을 강화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폴 윌리엄스 영국 레딩대 대기과학 교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극심한 난기류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2~3배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2013년부터 기후변화가 난기류에 끼치는 변화에 대해 연구해왔다.
난기류는 방향과 속도가 불규칙한 공기의 흐름으로, 바람이 거센 파도처럼 요동치는 경우다. 보통 공기가 수직으로 움직이면 수직기류가 발생하는데 이때 만들어진 난기류는 순항 중인 항공기에 급격한 고도변화를 유발해 위협을 주기도 한다.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약 5500대의 비행기가 큰 규모의 난기류를 겪고 있다.
실제로 2012년 6월 대한항공 보잉 747 여객기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을 이륙한지 1시간 만에 갑자기 수직으로 40∼45m 정도 급강하하면서 승무원의 치아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019년 캐나다에서 호주로 향하던 에어캐나다 여객기도 심한 난기류를 만나 급강하하면서 승객 등 35명이 부상을 입었다.
윌리엄스 교수는 난기류의 빈도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그는 맑은 날씨에 발생하는 '청천 난기류'에 주목했다. 청천난기류는 가시적인 징후가 없는 상태에서 발생해 가장 위험한 난기류로 꼽힌다. 청천난기류는 기상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아 승객들에게 경고등을 켜줄 수도 없다. 항공사들이 승객들에게 항상 안전벨트를 착용하라고 당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윌리엄스 교수는 2050∼2080년까지 청천 난기류가 전 세계적으로 매우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대서양을 오가는 항공편의 경우 10분간의 난기류를 예상할 수 있다"며 "이는 몇십 년 이내에 20분 혹은 30분가량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비행시간이 길어지면서 연료 소비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난기류로 인해 북미와 유럽을 잇는 북대서양 항로에서만 연 1억5000만달러(약 2044억5000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며 "난기류가 더 자주 발생하면 항공업계가 감당해야 할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난기류의 빈도와 지속 시간을 증가시킨 요인으로 기후 변화를 꼽았다.
항공 업계는 이러한 난기류가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좌석 벨트 착용 강화 등 일부 규정 변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