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국민에게 잘못 지급해 돌려받아야 하는 근로·자녀장려금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근로·자녀장려금을 부정수급한 근로자(또는 사업자)로부터 국세청이 환수해야 할 금액이 89억원(귀속연도 기준, 2019년)에 달하지만, 아직 24% 가까이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년간 누적된 ‘환수 결정금액’만 270조원에 육박하면서 국세청의 부실한 장려금 사업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16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2월 현재 근로·자녀장려금 부정수급으로 환수가 결정된 89억원(9170명) 가운데 실제 되돌려받은 금액은 42억1000만원(징수율 47.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장려금은 2019년 귀속소득 기준으로 지급(2020년)됐으며, 사후관리(지급요건 미충족 이유)로 2021년에 환수 결정이 내려졌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으로 징수율은 74.6%까지 올랐지만, 여전히 수십억원의 세금은 환수하지 못한 상태다.
'일하는 복지' 정책의 일환인 근로장려금은 2009년에 도입, 매년 지급기준·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2019년부턴 30세 이상이던 단독가구의 수급연령 요건을 폐지하고, 근로소득자에 한해 연 2회 신청하고 지급하는 반기지급제도도 만들었다. 자녀장려금은 도입(2015년) 당시엔 부양자녀 1인당 50만원을 줬는데, 현재는 70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이 두 장려금은 세법에서 정한 소득·재산요건을 갖추어야만 신청·지급받을 수 있다.
국세청이 지난 5년(2015~2019년)간 적발한 근로·자녀장려금 부정수급 대상자는 3만명(3만2592명)이 넘는다. 이들이 부정수급한 금액은 270억원인데, 여전히 수십억원은 환수하지 못하고 있다. 징수율은 2015년 85.2%에서 2016년 84.7%, 2017년 83.1%, 2018년 70.6%로 매년 하락했다.
◆…(올해 2월 말 기준, 자료 국세청)
국세청은 "대상자의 신청 당시 요건을 따져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당초 파악했던 것보다 재산이 초과되었거나 소득에 변동이 생기는 등의 사유로 지급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사후관리를 통해 환수하고 있다"고 했다. 예컨대 사업자라면 연 매출액이 1억2000만원(소매업, 2022년 현재 기준)을 넘지 않으면 근로장려금을 받을 수 있는데, 이 사업자가 매출을 속여 종합소득세를 신고했다가 사후에 적발된 케이스다.
소득을 속여 장려금을 타냈어도 이를 토해내지 않을 수도 있다.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5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5년·2016년의 징수율은 현재까지 변화가 없다고 한다. 환수 못한 금액은 10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걷지 못할 세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세청 관계자도 "환수할 재산이 적은 가구가 대다수여서 집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송언석 의원은 "근로·자녀장려금 제도는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제도이지만, 잘못 지급되거나 환수가 제대로 안 되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소중한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제도인 만큼, 장려금이 잘못 집행되거나 행정력이 낭비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