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현직 외교부 고위급 관계자 '尹 순방 반대'… "얻을 게 없다"

외교부 고위급, '실익 없다' 순방 강력 반대

바이든 11월 중간선거… 한국에 보장해줄 시점 아냐, 자칫하면 빈손외교

김건희 여사 해외 동행 변수, 외교에 도움 안돼

대통령실…과속 의심, 日 상대로 '스토킹 외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8일부터 영국, 미국, 캐나다를 5박7일 일정으로 순방길에 오를 예정인 가운데 외교부 고위 관계자가 이번 일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순방을 강력히 반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16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나와 자신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외교부 고위 관계자가 이번 윤 대통령의 순방에서 '얻을 게 없다'는 이유를 들며 대통령 순방을 강력히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우선 미국하고 통상과 경제협력, 공급망에 관한 부분이 초미의 관심사인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뭘 보장해 줄 수 있는 시점이 아니"라고 짚었다.

이어 "자칫하면 빈손외교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거기에다가 대고 자유연대, 보편적 가치와 같은 형이상학적인 얘기를 정상회담의 성과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그 외교부 관계자가) 추상적인 얘기보다는 구체적인 개선책, 또는 어떤 돌파구를 열어야 되는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그걸 기대하기 어려우니 차라리 안 가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지금 일본의 기시다 총리도 뉴욕에 온다는 것이 확정적인 얘기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이며 "일본 언론을 잘 봐야 된다. 그렇게 보면 대통령실이 지금 과속하는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을 자꾸 지울 수가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진행자가 '일본 신문들의 보도가 우리 정부의 발표를 불신하고 폄하하는 듯해서 자존심이 상한다'고 지적하자 김 전 의원은 "이게 처음이면 제가 그냥 실수가 있으려니 하고 넘어가겠지만, 지난 6월 28일 나토 정상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이 가셨을 때도 대통령실은 한일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는데, 일본에서는 그런 합의한 적이 없다고 했다"며 "지금 같은 일이 똑같은 패턴으로 지난 6월과 9월에 다시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한 번이라면 모르겠는데 이게 계속 반복된다면 의미를 짚어봐야 된다"며 "그 이유는 우리가 계속 일본을 스토킹하듯이, 일본쪽은 생각이 없는데 우리쪽에서 자꾸 매달리듯이 하는 스토킹 외교 아니냐"고 꼬집었다.

진행자가 왜 이렇게 과속을 하고 조바심을 내고 일본에 대한 편향적인 짝사랑을 하고 있느냐고 묻자 김 전 의원은 "가장 큰 이유는 이데올로기"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 대통령실 구성을 보면 미국과 일본에 치중된 외교통들 일색"이라며 "맴버 자체가 외교부, 대통령실, 대사까지 전부 다 똑같은 집단사고에 굳어져서 한쪽으로 너무 편향된 듯한 집단구성을 이루고 있다고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기에서 조금 다른 의견을 낼 수 있는 다양성, 체크 앤 밸런스가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며 "예전부터 우려했던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한일 간에 현안들이 여러 개 걸려 있고, 특히 강제동원 배상 문제, 우리 법원의 판결 문제가 있고, 일본에서는 우리 정부보고 해결하라고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일본 측에 마치 정상회담을 요청하고 기다리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면 이런 문제들이 잘 풀리겠느냐'고 질문했다.

김 전 의원은 "문제를 풀기가 어렵다고 본다"며 그 이유에 대해 "일본의 지식층들, 주로 기성세대들은 지금 윤석열 대통령을 굉장히 좋아한다"며 "말이 통하는 대통령이 나타났다 이거예요. 그중에서도 또 특이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보스 기질, 이런 부분들이 이상하게 코드화돼서 일본정서에 잘 맞는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그걸 믿고 윤석열 대통령하고 자칫 협력을 했다가는 우선은 자기들이 일본 내 반한여론에 저격되기가 쉽고, 두 번째는 한국의 대통령도 지지율이 낮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뒤집힐 수 있다. 그러니까 2015년에 한일 위안부 덜컥 합의했다가 그 이후에 촛불혁명이 일어나고 다 뒤집혔다. 이게 두려운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또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모두 국내에서의 지지율이 30%대에서 40%대 초반으로 낮은 상황에서 요즘 외교의 최신 트렌드를 보면 외교도 국내정치의 연장이다. 국내 정치와 괴리돼서 자율적으로 가는게 아니라는 부분이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미국과는 지금 통상 문제, 전기차 문제, 인플레이션 억제 법안(IRA) 등에 있어서 우리가 상당한 위기에 몰려 있고, 불이익을 당할 처지에 있는데 30분 정상회담으로 돌파구 마련이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김 전 의원은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미 자신의 치적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대국민 홍보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우리 산자부와 외교부 의견은 미국의 중간선거 때까지는 이걸 돌려세우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인데, 윤 대통령이 가셔서 성과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당장 국내에서 도대체 뭐하러 갔느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순방은 리스크가 굉장히 큰 순방"이라고 전망했다.

진행자가 이번 순방에 김건희 여사의 동행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김 전 의원은 "말하기 불편한 주제"라고 전제하면서 "지난 나토 정상회의 때 기사의 절반이 김건희 여사 기사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경우 각 정상의 연설문들 다 요약하고, 새로운 나토 전략 개념에 대해 해설 기사가 나가고 기민하게 움직이는데, 우리는 기사의 절반이 김건희 여사 기사에 다 할애했으니 우리 외교를 기민하게 살피지 못하는 국면으로 이어져서 미국으로부터 뒤통수 맞고, 가로채기도 당하고 하는 형국으로 이어졌다"며 "김건희 여사 변수가 외교에 도움이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