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초매파 방침'에 환율 1,400원 돌파... 韓경제 '초비상'

파월 美Fed 의장 '초매파적 입장' 발표에 세계 금융시장 출렁

환율 1,400원대, 2009년 3월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최고치

美 NYSE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전장대비 522.45p(1.70%)하락

FOMC, 연말까지 2차례 더 '빅 스템' 또는 '자이언트 스텝' 결정할 듯

추경호, 22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주재... 실시간 모니터링 등 대책 논의

콜린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 의장이 21일(현지시간)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에 이어 연말까지 1.25%p 추가 인상 방침을 밝히면서 원/달러 환율이 즉각 1,400원을 돌파하는 등 우리 경제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8원 오른 1,398원으로 시작했으나 곧바로 1,4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의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 발표에 대해 "미 연방준비제도의 향후 긴축 경로가 당초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며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주재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 연준의 성장전망이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소 확대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환율 흐름과 관련, 환율 수준 이면에서 가격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 요인을 촘촘히 관리하겠다”면서 “연기금 등 국내거주자의 해외투자 흐름, 수출·수입업체들의 외화자금 수급애로 해소 등 외환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시장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와 중앙은행, 금융감독원은 ‘원팀’ 정신으로 상시 긴밀한 정책 공조를 바탕으로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를 토대로 단기간 내 변동성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관리해나가는 한편, 내년 이후의 흐름까지도 염두에 두고 최적의 정책조합을 모색하겠다”고 공언했다.

경상수지 적자 우려에 대해선 “우리 경제의 주요 대외지표인 경상수지가 향후 안정적 흐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수출활력 제고 및 서비스산업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에너지 수입량 감축 등을 위한 에너지 절약 및 이용 효율화 방안도 조속히 마련·시행하겠다”고 했다.

추 부총리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환율 방어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을 엄격히 견지할 것"이라며 "최근 환율 상승에 따른 투기 심리가 확대되는 등 일방적인 쏠림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우선 앞으로 발생 가능한 주요 리스크에 대한 시나리오와 상황별 대응 조치를 선제적으로 점검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금융·외환시장 및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조기경보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도록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앞서 미 연준은 21일(현지시간) 이틀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세 번째 자이언트 스텝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가 기존 2.25~2.50%에서 3.00~3.25%로 0.75%p 인상됐다.

미 연준이 세 차례 연속 0.75%p씩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그 충격도 크지만 문제는 연말까지 추가로 기준금리를 1.25%p 추가 인상하겠다는 파월 의장의 ‘초매파적(통화 긴축) 입장’ 발표다.

이날 공개된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은 지난 6월 회의 때보다 높아졌다. 이들은 올해 말 금리 수준을 4.4%로 예상해 지난 6월 전망치인 3.4%보다 크게 높아졌다.

FOMC 위원들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4.4%로 전망하면서 앞으로 남은 두 번(11월·12월)의 FOMC 회의에서도 '빅 스텝(0.5%포인트 인상)'과 '자이언트 스텝'이 연속적으로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FOMC 위원 중 상당수가 내년 기준금리를 4.5% 이상으로 전망해 금리 인상이 내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도 FOMC 정례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인상 규모에 대해서 "나와 FOMC의 견해로는 가야 할 길이 멀다"면서 "올해 말 (금리인상) 중간값은 125bp(1bp=0.01%포인트)의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FOMC는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기 위해 결심한 상태"라며 "물가상승률이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격적 금리인상 지속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날 연준 발표 이전 상승세였던 미국주가는 파월 의장 발표이 후 급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522.45p(1.70%) 떨어진 30,183.7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6.00p(1.71%) 하락한 3,789.9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4.86p(1.79%) 하락한 11,220.19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달러화는 큰 폭 오르면서 111을 돌파했다. 같은 시간 달러인덱스(DXY·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는 전장대비 1.0% 상승한 111.32에 거래중이다. 이는 2002년 6월 이후 2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396.4원에 최종 호가됐다. 연일 연고점을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