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한화그룹과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MOU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제공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사실상 확정됐다.
산업은행은 26일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를 위해 한화그룹과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이뤄진다. 산은이 인수예정자인 한화그룹과 조건부 투자 계약을 맺고 공개 입찰을 통해 더 나은 조건의 인수 희망자가 없을 경우 계약을 확정하는 구조다.
MOU에 따라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이 진행하는 총 2조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계열사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원, 한화시스템이 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4000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사가 1000억원 등을 투자한다. 투자가 마무리되면 한화그룹은 49.3%의 지분율로 최대 주주에 올라서고, 산업은행은 28.2% 지분으로 2대 주주가 된다.
산업은행은 오는 27일부터 3주간 대우조선에 대한 입찰의향서를 접수하고, 최대 6주간 한화와 잠재투자자를 대상으로 상세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투자자 선정 후 본계약을 맺고, 기업결합과 방산 승인 등 거래 관련 국내외 인허가가 떨어지면 약속된 증자를 실시해 거래를 종결한다는 방침이다.
한화는 지난 2008년에도 대우조선 인수를 시도했다가 포기한 바 있다. 매각 가격이 현재의 3배가 넘는 6조5000억원으로 책정된 가운데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자금 조달과 잠재 부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데 따른 결정이었다.
이후 산업은행은 지난 2019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통합을 추진했다가 EU(유럽연합)의 반대로 무산되는 등 대우조선 정상화에 난항을 거듭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