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상품 우대, 묶음판매...불공정경쟁 대응해야
오픈뱅킹, 비례성 원칙 어긋나...빅테크도 정보공유
◆…자본시장연구원은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5주년 기념- 빅테크의 금융진출과 대응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사진=김진수 기자
빅테크와 금융회사 간 플랫폼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빅테크의 정보우위와 시장지배적 지위에 따른 불공정경쟁 이슈에 대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9일 열린 ‘빅테크의 금융진출과 대응’ 컨퍼런스에서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의 금융진출이 확대되는 가운데 소매금융 부문의 공정경쟁 이슈가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빅테크는 금융서비스 경쟁에서 온라인 플랫폼 내 시장지배적 지위와 빅데이터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통해 금융혁신을 하고 금융소비자의 혜택을 향상하지만 이와 관련해 불공정경쟁의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빅테크의 데이터 우위는 소매금융 시장의 새로운 진입장벽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빅테크는 자사 금융상품의 우대, 묶음판매 등 핵심 플랫폼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활용한 영업행위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빅테크는 금융고객의 검색정보, 소비행위, 실시간 활동 정보를 이용해 자사의 금융상품을 우대한다. 멀티플랫폼의 특정 서비스를 선택할 때 자사 금융상품을 할인하는 식으로 묶음판매를 실시하기도 한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금융당국과 공정위 간 상호교류와 협조를 위한 제도적 장치의 마련을 검토하고 금융소비자 보호의 차원에서 빅테크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픈뱅킹의 정보공유 정책 방향도 제시됐다. 핀테크(빅테크)의 오픈뱅킹 이용건수는 2019년 12월 1607건에서 2021년 11월 28만3659건으로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오픈뱅킹은 공유 정보의 범위가 넓어 빅테크의 소매금융 침투가 급속히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보를 공유받는 빅테크도 고객 승인 하에 금융서비스에 필요한 정보를 금융회사에 공유할 필요가 있다”며 “빅테크의 규모나 비즈니스 특성을 고려해 비례성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