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담도·간암 항암 치료 환자 대상 8주간 임상 시험
단백질 섭취율 20%, 세포막 건강도 10% 증가
◆…자료:농촌진흥청 제공
식용곤충인 '고소애'가 음식 섭취가 힘든 암환자들의 영양상태 개선을 도와 항암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강남세브란스병원(박준성 교수 연구팀)과 함께 식용곤충 ‘고소애’를 8주간 섭취한 췌담도·간암 환자 44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단백질 섭취율이 20% 증가했다.
고소애는 갈색거저리 애벌레의 애칭으로 2016년 식품 원료로 등록돼 다양한 식품에 이용되는 식용곤충이다. 영양성분은 단백질 51%, 지방 30%, 탄수화물 14%로 단백질 함량이 높고,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의 비중 또한 75% 이상으로 높아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으로써 대체 식량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임상 연구는 항암 치료를 받는 췌담도·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고소애의 장기 복용에 따른 순응도와 영양지표 개선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섭취 순응도를 높일 수 있도록 셰이크 형태로 환자들에게 제공됐으며 셰이크 1포(30g)당 단백질 약 13g을 보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자료:농촌진흥청 제공
고소애 셰이크 섭취군 20명과 곡물 셰이크 섭취 대조군 24명을 대상으로 영양소 섭취량을 대조한 결과, 고소애 셰이크를 먹은 경우가 곡물을 먹은 대조군보다 단백질 섭취율이 20% 높았다.
또 건강한 세포막 상태를 반영하는 위상각 변화량에서 고소애 셰이크 섭취군이 대조군보다 약 10% 증가했다. 위상각은 세포의 건강함을 측정하는 지표다.
◆…자료:농촌진흥청 제공
특히 고소애 셰이크 섭취군은 항암 치료 기간에 절대 호중구 수의 변화량이 거의 없는 반면, 곡물 셰이크 섭취군은 절대 호중구 수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호중구는 백혈구의 한 종류로 체내 방어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에도 손상을 입어 충분한 영양 섭취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식욕 부진, 오심, 구토 등의 부작용으로 영양 불량을 호소하고 있다.
박준성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는 “항암 치료 중인 환자들이 고소애를 섭취함으로써 영양지표가 개선되고 항암제 부작용인 백혈구 저하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며 “고소애 섭취에 따른 부작용 또한 나타나지 않아 항암이 중단된 예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고소애의 적은 양으로도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등 필요 영양성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어 환자의 회복과 영양지표 개선은 물론 항암제 부작용 경감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앞으로 다른 질병에도 고소애를 적용해 식용곤충 섭취의 유효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환자가 쉽게 섭취할 수 있도록 제품의 제형과 맛, 복용 방법 등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2019년 농촌진흥청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은 고소애를 활용한 임상 연구를 진행해 면역세포 중 '자연살해세포'와 '세포독성 T세포' 활성이 각각 16.9%와 7.5% 늘어나 면역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