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10.1원 마감…美 긴축속도 완화 기대에 하락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속도 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달러강세 압력이 둔화됐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6.4원 내린 1410.1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9.5원 내린 1417.0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1410~142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1410원대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410원대로 마감한 것은 지난달 23일 1409.3원 이후 7거래일 만이다.

미 연준이 긴축속도를 늦춰질 수도 있다는 시장의 기대가 확산되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 유로화, 위안화 등 달러 이외의 통화 강세와 위험선호 심리회복도 달러 약세에 힘을 더했다.

4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 JOLTS 보고서에 의하면 8월 구인건수는 1005만3000건으로 2021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이전치 1117만 건, 시장 예상치 1077만5000건을 하회한 수치다. 경기침체 우려에 기업들이 구직을 줄이며 고용시장이 둔화된 모습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임금상승 압력이 줄면서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고강도 긴축정책의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확대됐다. 블룸버그는 미 8월 구인건수 수치에 대해 “실업률 급등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노동 수요 냉각을 희망하는 연준에게는 환영할 만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과 상대적으로 강한 경제 펀더멘털로 강달러 및 영국의 재정정책 등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다”며 “미국의 물가는 반락했지만 핵심 물가지표는 둔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또 고용시장도 견고하다. 연준의 pivot(중심점 이동) 기대로 달러강세의 압력은 둔화됐지만 달러강세 요인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