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와 부가가치세, 특별소비세 등 수입할 때 부과되는 모든 세금을 합산해 가산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수입물품에 부과되는 세금 중 부가세나 특소세 등은 개별세법에서 정한 가산세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30일 대법원은 A업체가 '서울세관이 부과한 가산세의 세액산정방법이 잘못됐으며, 납세고지절차가 위법하다'며 서울세관장을 상대로 낸 가산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이같은 이유로 원심을 인정하고 서울세관장이 낸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판결문(2005두10125. 2006.03.09)에서 "수입물품에 대하여 세관장이 부가가치세 등 내국세를 부과·징수할 때 부가가치세법 등 개별 내국세법의 관련 규정이 적용되어야 하고 이와 관세법의 관련 규정이 상충된다고 하여 관세법의 규정이 우선 적용되지 않듯이, 가산세도 부가가치세법 등 개별 세법에 정한 가산세 관련 규정이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가산세는 세법에 규정된 의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위반한 납세자에게 부과하는 일종의 행정상 제재"라며 "가산세의 부과처분도 독립한 과세처분의 하나라 할 것이고, 가산세도 그 부과대상이나 세액산정방법 등 실체적 과세요건에 관하여 개별 세법에 구체적인 과세 근거규정이 있어야 함은 다른 조세와 다를 바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어 "구(舊) 관세법 제4조 제2항에서 '관세법의 규정에 의한 가산세 등의 부과·징수·환급 등에 관하여는 관세법 중 관세의 부과·징수·환급 등에 관한 규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것이 관세 이외에 세관장이 부과·징수하는 내국세에 관세 개별 세법이 규정하는 내국세의 가산세까지 관세에 관한 규정을 적용한다는 취지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가산세부과처분을 하면서 특소세·부가세·교육세 등 각 세목별로 개별 세액을 명시하지 않은 채 전체 가산세액을 하나로 묶어 고지한 것은 '위법'이라는 서울고등법원의 원심(2005. 7. 22. 선고 2004누16913)에 대해서도 상고 이유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부과고지 절차에 어떤 하자가 있다고 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하자가 있다고 한 것은 잘못이 있다"며 "그러나 가산세 처분의 근거로 들고 있는 과세처분 사유와 근거규정이 정당하지 못한 이상 위법을 면하지 못하고 어차피 취소돼야 할 것이므로 원심의 잘못은 판단 결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관세청은 수입신고 수리 후 5년간 정밀한 심사를 통해 부족세액을 징수하고, 가산세를 부과하고 있다.
현행 관세법상 가산세율은 20%의 범위 안에서 부족세액의 10%와 기간에 따른 가산세를 합한 금액이며, 부가가치세법상 가산세율은 부족세액의 10%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