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vs 공흥지구'... 여야, 경기도 국감서 거센 공방

국회 국토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

與 "이재명 발언·쌍방울 의혹" vs 野 "김건희 장모 양평 땅 의혹"

與 "이재명 허위발언, 국토위 차원 고발 검토해야"

野 "윤 대통령 처가 공흥지구 특혜 의혹, 수사로 일벌백계"

여야는 14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난해 국정감사 발언, 윤석열 대통령 처가가 연루된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은 지난 2015년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높여 개발할 수 있도록 해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며,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은 지난 2016년 경기 양평군 공흥리 일대 2만2411㎡를 공공개발에서 민영개발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장모 가족회사인 ESI&D에 각종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이날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질의 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지난해 경기도 국감에서 성남시 백현동과 관련해 이재명 전 지사가 '만약에 안 해주면 직무유기 이런 것을 문제 삼겠다고 협박을 해서'라는 발언을 했다. 그런데 확인해 보니 당시 국토부와 성남시 간 주고받은 공문서에는 강제성이나 협박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쯤 되면 지난해 국토위 국감에서 이 전 지사의 발언이 허위인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판과는 별도로 국토위 차원에서 고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김복환 국토교통부 혁신도시발전추진단 부단장에게 "국토부가 강제한 것이 아니고 당시 성남시가 (관련 사업을) 재량을 갖고 하라고 했는가. 국토부는 이 문제와 관련해 직무 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 부단장은 "그런 사실 없다"고 짧게 답했다.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은 이 전 평화부지사의 쌍방울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 경기도가 아태평화교류협회에 지급한 보조금을 두고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따졌다. 그는 "쌍방울로부터 뇌물 2억 5천만 원을 수수한 이 전 부지사가 구속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이 전 부지사 재임 당시인 2018년 11월 아태협과 대북행사를 공동 주최했고 쌍방울서 아태협을 통해 8억 원을 우회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기도가 이후 아태협에 20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했다"며 "20억 원이 도지사 모르게 지원되는 게 상식적이지 않다"고 따졌다.

이에 대해 김동연 지사는 "이 사건은 수사 중이라 말하기 어렵다"며 "팩트만 말하겠다. 아태협 20억은 네 가지 사업비로 두 개는 국제대회, 하나는 묘목지원사업, 하나는 어린이영양식 지원사업으로 북측 동의서가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의 지난해 국감 발언에 대해 적극 반박하면서도 김건희 여사의 장모가 받는 공흥지구 특혜 의혹에 집중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서 의원의 발언을 두고 "국감은 도정에 대해 살피고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자리다"며 "(백현동 발언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기소 상태로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므로 발언을 자제하고 정책감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지적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위증이라는 것을 무슨 수로 입증할 수 있는가"라며 "본인이 그렇게 압박을 느꼈다면 맞는 것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 회의만 봐도 20여 차례 진행됐다. 압박으로 못 느끼는 것이 지자체장인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시 발언만 갖고 위증이라 결론 내고 국토위 차원의 감사 요청이나 고발을 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한 의원은 양평 공흥지구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일가가 임야를 수상하게 등록·전환하고 이를 다시 분할하고 지목 변경을 통해 땅값을 올린 것"이라며 "양군에 대한 경기도 감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김희국 의원과 김 부단장의 질의응답 과정을 문제 삼으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이 기소한 상황에서 국회 상암위가 이 전 지사의 발언을 허위로 판단하고 고발하는 건 재판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상식적이다"며 "강제수사로 수집된 자료가 사법부에 넘어갔고, 자료에 기반해 재판부가 판단해야 할 것을 국토위가 고발하는 것은 감사 또는 조사의 한계를 위반하는 월권적인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 관련해 특혜성이 명백해 보인다. 개발부담금이 최초 17억원 부과됐다가 6억으로 줄고, 아예 0원이 됐다가, 작년에 양평군이 부랴부랴 1억8000만원정도 부과했다"며 "경기도에서 정확하게 따져봤을 때 최소 7억~8억 정도의 개발부담금이 부과됐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추가 조치가 가능한가"라고 김 지사에게 물었다.
  이에 김 지사는 "소급 적용이나 개발부담금 문제는 위법 사실이 확인돼서 양평군에 기관경고하고, 수사 의뢰한 것"이라며 "감사 내용은 말할 수 있지만, 감사 외 내용은 수사 중이라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도 "작년 경기도 국정감사 자리에서 강력히 제기했던 양평 공흥지구 관련 의혹이 경기도 감사를 통해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주요 쟁점은 도시개발사업인 인가 기간이 실효됐음에도 불구하고 행정 제재는커녕 뒤늦게 사업기간 연장을 소급 적용했다는 점, 사업 시행자가 개발 비용을 부풀려 개발 부담금이 과소 부과됐다는 점 등"이라며 "경기도 감사 결과에 따라 양평군에 대한 기관조치 행정처리 절차와 담당 공무원 유착관계는 경찰 수사를 재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도가 수사의 주체인 만큼 더 적극적으로 자료를 제공한다든지 해서 이런 문제가 일벌백계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수사 진행에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