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유족, "뻘짓거리하다 죽어…" 야당 의원 발언 인권위 진정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고(故) 이대준 씨 유족이 28일 기동민·주철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으로부터 모욕적인 발언으로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고(故) 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와 유족 측 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의원은 국정감사라는 본연의 업무를 망각한 채 유족에게 정신적 2차 가해 및 인권침해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인권침해 진정 내용은 기동민 의원이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람 한 분이 북한의 군에 의해서 그렇게 무참하게 피해를 당한 것인데, 그래서 저기에 최고 존엄인가 하는 사람이 공식적인 사과까지 한 사안"이라고 발언과, 주철현 의원이 지난 6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무원이 직장에서 근무하다가 근무시간 중 도망쳐 나와 딴 데서 뻘짓거리하다가 사고당해 죽은 것도 똑같이 공상 처리하자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발언한 점이다.

이씨는 "절대 묵인할 수 없는 인격 모독과 명예 살인"이라며 "인권위는 해당 사건에 대한 조속한 결론을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많은 국가 공무원들이 성실하게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사기를 저하시키는 발언으로 절대 묵인할 수 없는 인격 모독과 명예 살인"이라며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다 참변을 당한 국가 공무원에 '뻘짓거리'하다가 죽었으니 문제가 있다고 하는 이 무지막지한 국회의원에 어찌 관용이 필요한가. 국가인권위는 최대한 빨리 조사하여 판단해달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동민 의원은 최고존엄이 사과한 사항을 왜 문제 삼느냐 했다. 우리는 남북한이 총칼을 맞대고 70여년간 위협을 가하고 있는 분명한 우리의 적대국"이라며 "전통문 하나 보내준 것에 그런 표현하고 말하는 거 자체가 누구를 위한 국민이고 누구를 위한 국회의원인지 철저한 분석과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희 가족들은 이같은 만행적 발언들에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인격은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며 "인권위는 해당 사건에 조속한 결론을 현명하게 판단해달라. 필요에 의한 선택적 발언으로 더 이상 인격을 유린하거나 모독적인 발언에 우리는 단호히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을 구속 수사 중이다.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은 고(故) 이대준 씨의 피살에 대해 자진 월북으로 단정해 언론에 발표하고 이와 배치되는 정황은 의도적으로 은폐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