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행동 "책임 규명·책임자 처벌·개선 대책 마련" 요구
세월호 유가족 "국민을 지키지 않은 자들의 잘못때문에 죽은 것"
광주·대구·부안·부산·수원 등 전국 8개 지역 집회 개최
◆…5일 시청역 인근에서 핼러윈데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정부 규탄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2.11.5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추모사를 통해 “막을 수 있었던 참사가 아니라 애초 일어날 이유가 없는 참사였다”고 한탄했다.
이태원 참사 일주일째인 5일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오후 5시부터 서울시청역 7번 출구 앞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 촛불' 집회를 열었다. 당초 광화문광장에서 추모 행사를 열 예정이었지만 서울시의 허가를 받지 못해 서울시청으로 장소를 옮겼다.
◆…5일 시청역 인근에서 핼러윈데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정부 규탄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2.11.5 사진:연합뉴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태평로 시청역부터 숭례문 교차로까지 이어졌으며 이들은 ‘퇴진이 평화다’,‘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합니다’, ‘국민들이 죽어간다. 이게 나라냐’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과 촛불을 들고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이번 집회는 서울뿐 아니라 군산·광주·대구·부안·부산·수원·춘천·제주에서도 열렸다.
이날 집회는 묵념으로 시작했다. 4대 종단(원불교·불교·천주교·개신교)의 종교인들이 참여해 희생자를 추모하는 종교의식과 추모시 낭송.추모 연주, 살풀이 공연 등을 진행했다.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소속 박주환 신부가 추모사를 하고 있다. 사진:오마이TV 동영상 캡처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소속 박주환 신부는 "시민들이 비탄에 잠겨 슬퍼하는 이때 '희생이 대한민국을 빛나게 하는 큰 원동력이 될 것'이란 망발을 쏟아내는 천공이라는 자와 '이태원 참사는 북한의 공작'이란 말도 안 되는 망언을 쏟아내는 전광훈이란 자는 필시 윤석열 대통령을 비호하는 자들"이라며 "이러한 자들에게 둘러싸인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그 존재 이유를 이미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서 구조를 도왔다는 김운기씨가 무대에 올라 "참사 당일 이태원에 들렀다가 현장에서 목격했다. 참사의 소리는 골목밖까지 들렸다. 일반 시민들 모두 힘을 합쳐서 길을 트고 있었다. 일부 미군들은 현장을 통제하고 있었다"며 "시민들은 무질서하지 않았다.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다같이 힘을 모아서 한명이라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희생자인 고 장준형(단원고 2학년 8반) 군의 아버지 장훈 4.16안전사회연구소장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사진:오마이TV 방송 캡처
세월호 희생자인 고 장준형(단원고 2학년 8반) 군의 아버지 장훈 4.16안전사회연구소 소장은 “여러분 탓이 아니다. 절대 놀러가서 죽은 게 아니라 놀면서 국민을 지키지 않은 자들의 잘못때문에 죽은 것이다"며 "또다시 우리 아이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머릿속이 텅 비었다.세월호 참사 이후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안 됐기 때문에 이태원 참사가 또 발생했다”라며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성직자 복장을 하고 외국인 희생자를 위해 영어와 우리말로 추모사를 전했다. 그는 "그날 정부는 부재중이었다. 그 많은 젊은이들이 억울하게 명을 달리했다. 참사는 사고가 되었고 희생은 사망이 되었다"며 "우리는 이들의 처벌을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일 시청역 인근에서 핼러윈데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정부 규탄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2.11.5 사진:연합뉴스
촛불행동 측은 윤석열 정부를 향해 이태원 참사의 △원인 분석과 책임 규명 △책임자 처벌 △ 개선 대책 마련 등 세 가지를 정부에 요구했다.
‘한편 일부 단체들은 이날 예정했던 집회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한국노총은 5만명 규모로 열려던 전국노동자대회를 취소했고, 촛불중고생시민연대는 ‘중고생 촛불집회’를 다음 주로 연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