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금융감독위원회 외국인 공매도 제한 후 자금 순유입 전환
살얼음 판 걷는 한국 금융당국도 타산지석 삼아야
대만 타이베이 타임스는 지난달 초 금융감독위원회가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의 주식시장에 대해 공매도 제한 조치를 발표한 후 4개월 순 유출되었던 외환자금 시장이 순 유출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됐다고 7일 보도했다.
대만 금융감독위원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의 순자금 유출액은 5억7700만 달러에 달했지만 지난달 공매도 제한조치 후 4억5600만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계속됨에 따라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이 자금을 해외로 계속 이전시킴에 따라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발표와 함께 3주 동안 공매도 제한조치를 3차에 걸쳐 시행했다.
지난 10월 21일 발표된 긴축조치에서 전일 거래에서 3.5% 이상 하락한 종목을 대상으로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을 빌려 전일 종가 이하로 공매도하는 것을 금지하며 적극적인 외환 유출 방지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6월부터 9월까지 대만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188억4천만 달러의 순 자금 유출을 기록했고, 미국과 대만의 금리 격차가 확대된 7월 이후에는 월평균 50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위기 상황으로 빠졌다.
연준은 3월부터 기준금리를 300bp(3.0%) 인상했다. 이와 달리 대만은 인플레이션이 미국보다 높지 않고 부동산 소유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올해 현재 50bp(0.5%)만 인상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이 달러 표시 자산에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지난 10월 말까지 220억2천만 달러가 대만을 떠나 해외로 이전되었다. 1월부터 10월까지 외국인들의 주식시장 순매도액도 369억 달러에 달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보증채무 연장 거부로 시작된 레고랜드 사태는 일반 기업 사채는 물론 지방정부나 공기업 채권마저 투자자들의 인수 거절로 줄줄이 불방되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의 부도 우려로 확산되고 있다.
문제를 덮기 위해 정부는 200조 원을 쏟아붓겠다고 발표했고 한은은 시중 은행들을 독려해 95조 원을 퍼붓고 있지만 한 번 무너진 신용이 쉽게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자금시장이 살얼음을 걷는 상황에서 현재와 같은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자유로운 공매도 허용은 심각한 위험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자금시장 경색을 막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지만, 대만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외국인들의 대량 투매를 막기 위한 공매도 금지 또한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투자자들과 전문가들의 주장도 고려할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