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집안일로 의령에 가 의령군수와 티타임 했나"
박희영 "축제 초청공문 받아 의령 방문, 공무였다" 해명
'참사 책임의 구체적 의미' 질의엔 "마음의 책임"
◆…지난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눈을 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경북 의령에 방문한 것은 의령군 초청이 아닌 집안 시제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용산구는 애초 박 구청장이 자매도시인 경남 의령군 축제에 초청 공문을 받아 다녀왔다고 밝힌 바 있다.
박 구청장은 지난 7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참사 당일 동선을 얘기해보라'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 "아침 6시 30분에 의령으로 갔다"고 답했다.
'왜 의령으로 갔나'라는 질문에 박 구청장은 "자매도시 초청방문으로 갔다"고 답했다.
이에 용 의원은 "박 구청장은 당일 시제가 있어서 새벽 6시께 용산역을 출발해 오전 11시쯤 경남 의령에 도착했다"며 "오후 2시께 의령군수를 만나 10분 정도 짧게 티타임을 한 후 오후 4시께 의령을 출발해 오후 8시 20분 용산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용 의원은 자매도시 초청 방문으로 의령에 다녀왔다고 답한 박 구청장에게 "해명 자체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의령군청으로부터 받은 공문을 보면 지난달 28일 행사 개막식에 초청했는데 (용산구청장은) 참석하지 못해 영상 축사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안일 때문에 의령에 가니 (간 김에) 군수님 얼굴 한번 보시죠'하고 티타임 하신 것 아닌가"라며 추궁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사실이 아니다. 약속 시간을 먼저 잡고 내려갔다"며 개인 업무가 아니라 공무였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행사(축제)에 참석하지는 않고 면담만 하고 왔다"고 해명했다.
용 의원은 "(이 일정을) 어떻게 지방 출장이라고 하느냐"며 "다녀온 게 문제라고 하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계속 거짓 해명만 늘어놓고 있다. 얼굴 한 번 보이지 않고 계속 사라져 있었는데, 정말로 책임을 지겠다는 구청장 태도가 맞는 건지 묻고 싶은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박 구청장은 '참사 책임'의 구체적 의미를 묻는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죄인의 심정이었다. 구청장으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진상 규명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한 뒤 "여러 가지 큰 희생이 난 것에 대한 마음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용 의원은 "(마음의 책임 발언에)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마음속으로 '아 이 모든 것은 나의 책임이지'라고 백 번 얘기하면 그게 책임을 지는 건가"라고 따져물었다.
한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박 구청장이 사고를 예방하거나 사고 발생 후 적절하게 대응해야 할 책임을 소홀히 했다고 보고, 그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