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이 깊은 침체기에 빠져든 가운데 지정학적(양안 문제) 요인으로 인한 대만 반도체 회사들의 고통은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NOR 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 마크로닉스(Macronix) 민우(Miin Wu)회장은 타이난 국립 청쿵 대학교 주최 기술포럼에서 현재 메모리 산업의 부진이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과잉생산과 과잉 투자가 사이클을 주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로 인한 메모리 칩 산업 침체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전망이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며 특히 대만의 경우 고객사들이 생산능력이 대만에 집중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계 주요 메모리 칩 제조업체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생산량 확장에 따르는 경기 침체를 피하기 위한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수급 역학에 따라 결정되었던 이전의 침체기와 현재의 상황은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유럽에 대한 에너지 통제권을 유지하기 위해 수출을 제한함에 따라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고 이에 소비자들은 필수불가결한 소비재가 아니면 지출을 꺼리면서 전자제품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이는 과도한 재고로 이어졌으나 전반적 주문량을 줄이면서 재고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위축된 수요가 언제 회복될 것이냐로 외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년 시장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대만 해협과 한반도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동유럽 또한 세르비아를 중심으로 국가 간 분쟁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에 우 회장은 “고객사들이 양안 긴장 고조에 따라 마크로닉스 생산력이 대만에 집중된 것에 대한 고객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고 걱정했다.
그러나 제조원가가 높고 생산효율이 낮은 해외로 제조 시설을 다변화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며 메모리 침체기 동안 추세가 바뀔 때를 대비하기 위한 연구개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