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59.1원 내린 1318.4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30.0원 하락한 1347.5원으로 출발했다. 오전 중 1339.5원으로 하락하며 1340원대 아래로 내려간 환율은 오후 들어 62.5원 떨어진 1315.0원까지 하락폭을 키웠다. 이는 일 변동폭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 30일 177.0원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이후 소폭 상승하며 1310원대 후반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0월 미국 CPI 상승률이 시장전망치 7.9%를 하회한 7.7%로 발표되면서 인플레 둔화 조짐에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이 재부상한 영향이다. 미국 CPI는 9월 8.2%를 하회한 7.7%로 나타났고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시장예상치 6.5%를 밑돈 6.3%를 기록했다. 예상보다 긍정적인 물가지표에 미 연준의 긴축 우려는 후퇴했고 이에 미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금일 발표 예정인 미시건대 기대인플레이션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주목되고 있는 부분은 장기(5년) 기대 인플레이션이다. 9월 2.7%에서 10월 2.9%로 올랐던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다시 둔화될 경우 소비자물가 하락과 함께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에 원·달러 환율의 큰 폭의 하락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시장은 내다봤다. 미 중간선거 결과 하원은 공화당이 신승을 거뒀지만 상원은 공화당이 50석, 민주당이 49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과반 득표자가 없는 조지아주의 결선투표가 다수당을 판가름 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이겠지만 상대적으로 미국 외 주식시장에는 덜 좋은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NH투자증권 권아민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예상치를 하회한 물가지표로 미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기대에 1300원 초중반의 원·달러 환율 안정이 지지될 수 있다”며 “최근 환율 하락 속도가 가팔랐던 만큼 하락 속도는 다소 제어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1개 분기 이상이 남은 만큼 미 연준발 경계가 일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에너지발 경상수급 악화 가능성을 고려하면 여전히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은 남아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