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건수 64% 증가할 동안 신청자는 32%만 증가... 기대 이하
7일 기준 실제 신청자 약 1만명, 40만명 예측서 한참 모자라
85%가 담보·보증채무... 신용은 15% 불과, 도덕적 해이 우려
◆…15일 서민금융활성화 및 소상공인지원포럼에서 주최한 공개토론회인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서민금융기관의 역할' 토론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 모습［사진=최승재 의원 페이스북 캡처］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이 15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출범이후 첫 주였던 지난달 13일 기준 온라인 플랫폼 접속자 45만5천명, 콜센터 연결 5만6천명이던 새출발기금은 한 달이 지난 7일 기준 온라인 플랫폼 접속자 89만명, 콜센터 연결 9만3천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증가하는 상담건수와 관심과는 달리 실제 신청으로 이어진 건수는 많지 않았다. 10월 13일 기준 7513명이었던 신청자 수는 이달 7일 기준 9931명으로, 겨우 2500명이 증가한 데 그쳤다. 기금 수혜 대상을 약 40만명으로 예측했던 것에 비하면 초라한 숫자와 증가폭이라는 게 최 의원의 주장이다.
조정신청 누계 채무액 또한 1조1천억원에서 1조4천억원으로 약 3천억원 가량 증가에 그쳤다. 기금 재원이 30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5%에 불과한 수치다. 대출기간 연장과 대환대출, 대환보증 등 정책들을 동시에 추진한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신청 차주의 신용점수 구간별 비율을 보면 800점 이하 중·저신용자 비율이 95.9%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모럴해저드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조정신청 채무액 상위 50건을 분석한 결과, 담보부가 57%, 보증부가 28%, 신용이 15%로 대부분이 담보와 보증 채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정신청채무액 중 담보부가 17%, 보증부가 6%, 신용이 77%인 것과는 크게 대비되는 수치로, 담보나 보증 채무를 많이 가지고 있는 차주들이 신청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조정신청 채무액 한도인 15억원 중 14억9천만원을 신청한 차주의 담보채무액이 9억1천만원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이 200점대에 불과한 사례도 나왔다.
12억5천만원의 채무조정신청액 중 담보가 9억4천만원이나 되는 데에도 신용등급이 200점대에 불과한 사례 등 고의적으로 신용등급을 낮춘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되는 사례들이 있어 당국의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의원은 “야심차게 출발한 새출발기금이 생각보다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설계가 미진했던 것은 아닌지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출범 당시부터 도덕적 해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만큼, 새출발기금을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당국이 철저하게 관리감독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캠코는 앞서 지난 11일 오후 6시 기준(사전신청분 포함)으로 새출발기금에 채무조정을 신청한 차주가 1만379명, 신청액은 1조558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채무조정 지원을 위해 출범한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신청이 지난달 4일 공식 출범한 지 한 달여 만에 1조5000억원을 넘어선 셈이다.
켐코에 따르면, 신청자의 평균 채무액은 1억5000만원이며, 신청자의 91%는 채무액이 3억5000만원 이하로 집계됐다. 채무액 10억∼15억원인 신청자는 38명으로, 전체 신청자의 0.4% 수준이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 중앙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 관계자들과 홍보 강화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이 자리에서 김 부위원장은 새출발기금 채무조정이 꼭 필요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홍보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신용회복위원회,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유관기관에는 새출발기금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효율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을 당부하고, 기관 간 정례회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해나갈 것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