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대안 받지 않을 경우 예정된 대로 간다, 다수 의견"
"정부, 주식양도세 기준 상향 슬쩍 끼워넣어…서민 감세는 안 하나"
"증권거래세 인하 제안, 정부 거부…추경호 장관 머릿속에는 지우개 있나"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2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과 관련해 예정대로 내년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의 대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내년 시행하기로 예정된 대로 가는 것이 사리에 맞는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 정책을 국민들에게 더 홍보하고 필요성을 알려 저희 의사가 반영되게 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주식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하는 조치를 철회하고, 증권거래세는 0.15%로 추가로 낮추면 금투세 시행을 2년 유예할 수 있다고 양보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는 반대입장을 밝혔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1일 민주당의 절충안에 대해 "진정성 있는 제안인지 우려스럽다"면서 "민주당이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해 세수감소가 우려된다고 비판해왔는데 갑자기 세수감소가 1조원 이상 되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 의문을 갖고 있다"며 반대의 뜻을 표했다.
김 의장은 "정부가 금투세를 유예하겠다면서 슬쩍 주식양도세 기준을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올리는 안을 끼워 넣었다"며 "서민에 도움이 되는 감세는 안 한다고 하고 법인세와 종부세는 인하하면서 초 부자 감세를 하겠다고 하는 건 안 맞는다. 적어도 두 가지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이 사리에 맞는다"고 강조했다.
금투세 외에도 종부세, 법인세 등 내년도 예산안 부수 법안을 두고 여야 의견 대립이 첨예한 기재위 조세소위 상황과 관련해서도 "입법과 관련해서는 저희 당이 다수이기 때문에 저희가 사리에 맞게 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금투세 관련하여 당이 증권거래세 인하 제안을 했는데 정부가 곧바로 거부했다"며 "추경호 장관은 증권거래세 인하는 시기상조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추 장관의 머릿속에는 지우개가 있나 보다"라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증권거래세 인하는 2년 전 여야가 함께 국민에게 약속한 사안"이라며 "추 장관은 5월 인사청문회에서 금투세 시행이 유예되더라도 증권거래세는 주식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인하하겠다고 발언했다. 2019년엔 증권거래세를 2023년까지 완전 폐지하겠다는 내용의 증권거래세 폐지안을 주장한 바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고 하는 추 장관님, 2019년에는 되고 2022년에는 안 되는 이유를 합당하게 밝히시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에 더해 "세수 부족을 이유로 증권거래세 인하에 반대하는 것은 자가당착에 불과하다. 정부여당은 증권거래세를 0.15%로 낮추면 세수가 1조원가량 줄어든다며 증권거래세 인하에 반대하고 있다"며 "정작 주식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은 10억에서 100억으로 높이겠다고 한다. 증권거래세를 낮추면 다수의 개미투자자가 이익을 보고 주식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높이면 극소수 부자들이 이익을 본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은 초부자들의 이익은 옹호하면서 왜 서민들의 이익은 안 된다고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금투세 유예와 관련하여 첫째, 증권거래세를 현행 0.23%에서 0.15%로 낮추고, 둘째, 주식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10억에서 100억으로 높이는 초부자 감세를 철회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정부 여당은 민주당의 이 같은 제안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검토할 것을 요청하는 바"라고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금투세 양보안에 대해 "이런저런 조건을 내걸며 사실상 '사보타주'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성동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1400만 주식투자자가 금투세 도입을 유예하라고 외치고 있다"며 "이미 주식은 국민의 중요한 자산의 일부이다. 그러므로 금투세는 민생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지금 민주당은 민생에 조건을 걸어 흥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권 의원은 "2020년 12월 당시 여야가 금투세 도입을 합의했다고는 하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현 시점에 금투세 강행은 쌓아놓은 달걀을 밑에서부터 흔드는 치명적 악수(惡手)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적어도 시장과 자산에 관련된 제도만큼은 '억강부약(抑强扶弱)'식의 유치한 마인드를 버려야 한다. 이익을 추구하고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본성을 거스르는 정책은 실패하기 마련"이라며 "국민적 동의가 부재한 제도는 시장의 반작용을 유발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