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따라 2060년 국가채무비율 144.8%로 치솟아
"세입기반 확충 위해 부가·소득세율 인상 고려해야"
KDI, '코로나19 이후 재정여력 확충을 위한 정책과제'
◆…KDI는 24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인구고령화로 인해 2060년에 우리나라의 기준선 국가채무비율은 144.8%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재량지출을 적극적으로 통제하고, 세입기반 확충을 위해 노력할 경우 2060년 87% 수준의 국가채무비율을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사진은 서울 탑골공원에서 어르신들이 무료급식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4일 내놓은 '코로나19 이후 재정여력 확충을 위한 정책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2021~2060년 기준선 재정지표들의 전망은 밝지 않다"고 했다. 기준선 재정전망은 한 국가의 재정이 먼 미래에 어떠한 모습을 가질지를 그려보기 위한 것으로, 현행 법·제도·관행 등이 전망 기간동안 유지된다는 가정을 두고 있다. 이 전망 작업에서 인구구조 변화도 중요한 전제다.
2060년이 되면 한국의 총인구는 4200만명으로 전망(중위기준)되며, 2021~2060년까지의 경상성장률은 연평균 2.8%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상 2025년 재량지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14.7%다. 재량지출 규모를 코로나 위기 발생 직전 수준(2012~2019년 평균 11.8%)으로 낮추기 위해 2026~2030년간 매해 0.57%포인트씩 축소하고, 2031년부턴 11.8%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했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KDI의 분석에선 2060년의 국가채무비율은 144.8% 수준에 이른다. 이는 2020년(43.8%)과 비교해 세 배를 뛰어넘는 규모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은 6.4%, 4대 사회보장기금(국민연금 등)의 수지도 5.7% 적자비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학수 KDI 선임연구위원은 "미래의 인구구조가 중위기준이 아닌 저위기준으로 실현될 경우 국가채무비율 등의 재정지표는 더욱 악화된다"고 했다. 기준선 전망의 재량지출에 대한 전제가 성립되지 않고 재량지출의 GDP 대비 비율이 14.7%로 유지된다면, 2060년의 국가채무비율은 최대 230.9%까지 치솟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있다.
주요국들은 인구고령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복지 재원을 어떻게 조달했을까.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은 노년부양비가 15%에서 20%로 확대(1965~2019년 평균)되는 동안, 법인세보다 주로 부가가치세와 소득세에 의존해서 재원을 조달했다고 한다. 3% 중후반 수준이던 경상GDP 대비 부가가치세 비중은 평균적으로 3%포인트 올렸고, 소득세수 비중은 10%를 넘는 수준까지 확대됐다가 다시 8%로 낮아졌다. 법인세수는 3% 수준을 평균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우리나라의 소득세와 부가가치세의 세수 비중은 소폭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추가적인 재정여력 확보를 위해 모든 납세자의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실효세율을 1%포인트씩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약 2조8600억원(2021년 기준) 규모의 비과세 감면제도가 항구적으로 정비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러한 직·간접적인 증세 조치가 이루어졌을 땐, 국가채무비율은 기준선(144.8%)보다 18.9%포인트 떨어진다. 여기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방식 개편'과 '재량지출의 추가 통제'가 더해진다면, 채무비율은 기준선에 비해 57.2%포인트 낮아진다. 김 연구위원은 "이러한 정책과제를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회구성원의 이해와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