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文정권 민낯 드러나고 있어…김정은 정권 눈치 보기 급급"
野 "수십 년 조국을 위해 헌신한 대북 전문가 구속"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2 사진:연합뉴스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구속된 것을 두고 여야는 한치 양보없는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 사건의 최종 책임자"라고 주장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무차별적 정치보복 수사"라고 비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권에서 있었던 월북몰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낱낱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안보라인 최고 책임자로서 우리 국민을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죽음에 이르기까지 방치하고, 김정은 정권의 눈치 보기가 급급해 월북으로 단정 지으며 명예살인까지 저질렀다"며 "진실을 밝히는 여정에 도를 넘는 저항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서 전 실장의 구속에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안보 정쟁화, 분별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며 "잊혀진 삶을 살겠다더니,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좌불안석인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제 진실의 선 너머에는 단 한 사람, 문 전 대통령만 남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항을 보고받고 최종 승인했다고 인정했으니 문 전 대통령 스스로 선을 넘어와 국민 앞에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며 "역사와 국민 앞에서 더 이상 선을 넘지 마시라"고 덧붙였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권의 민낯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사지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사법부는 '도를 넘지 말라'는 문 전 대통령의 궁색한 협박, 서 전 실장의 너절한 석명(釋明·사실을 설명해 내용을 밝힘)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사법부가 정의를 바로 세웠다"고 평가했다.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도를 넘지 말라'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 사건의 최종 책임자가 자신이라고 스스로 밝혔다"며 "'도를 넘은 사람'은 바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법원이 판정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서 전 실장 구속이야말로 정치보복 수사라고 반박했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정권의 입맛에 맞춰 결론이 정해진 정치보복 수사는 결국 법정에서 심판받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서 전 실장이 증거 인멸 우려로 구속된 데 대해 "모든 자료가 윤석열 정부의 손에 있는데 증거 인멸이라니 황당하다. 검찰이 삭제했다고 주장하는 자료 역시 버젓이 남아있다"며 "심지어 검찰은 서 전 실장의 공개 기자회견을 증거 인멸 시도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무고함을 항변하기 위한 공개 기자회견이 증거 인멸이라면 방어권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도 강하게 항변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말이지, 가슴을 치고 통탄할 일"이라며 "오로지 정치보복 차원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상황에서 누가 조국을 위해,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겠나"고 성토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서해피격수사에 대한 공식입장문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12.1 사진:연합뉴스
윤 의원은 "서훈 전 실장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대북 전문가이자 국정원에서 30년 넘게 대북 업무를 담당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라고 평가하면서 "무차별적인 정치보복을 위해 수십 년을 조국을 위해 헌신한 대북 전문가를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옛말에 '제복 입은 분들은 제대로 대우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그런 사람들을, 윤석열 정부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괴롭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서 전 실장의 구속 소식에 "너무 충격적”이라며 "서훈 전 실장은 어떠한 지시를 하지도 않았다. 그러한 증거도 없지 않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