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처리지연에 여야 책임 공방..."이상민 해임안 생떼" vs "이상민 방탄"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지속되면서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이 결국 법정 처리 시한을 넘겼다. 국민의힘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으로 발목을 잡았다며 민주당에 화살을 돌렸고 민주당은 이 장관을 지키기 위해 예산안을 볼모로 삼았다며 국민의힘에 책임을 지웠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3일 논평에서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에 대한 민주당의 몽니가 점입가경"이라며 "핵심 정책과제 예산은 모두 삭감하겠다고 하고는 실패한 문재인 정부 사업 예산은 증액하겠다는 억지를 부린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권이 바뀐지 6개월이 지났는데도 ‘문재인 정권 시즌2’를 위한 예산만 애써 고집하는 것은 정권교체를 열망했던 국민들에 대한 백태클"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어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만이라도 처리하겠다고 생떼를 부렸다"며 "도대체 양심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지금처럼 예산심사 태만, 입법폭주, 해임건의안 강행을 계속한다면 민주당은 의회민주주의를 망가뜨린 최악의 정당으로 역사에 박제될 것"이라며 "8일과 9일 본회의에서도 해임건의안 처리만 앵무새처럼 반복하지 말고 국가경제와 민생을 위해 예산안처리에 적극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면, 안귀령 민주당 부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예산안 처리 불발을 두고 "국민의힘이 내년도 예산안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이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연계하며 시간 끌기를 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안 부대변인은 "정부 예산을 챙겨야 할 집권 여당이 이 장관 한 명 지키겠다는 방탄 전략으로 국회의 책무를 내팽개친 것"이라며 "진작 물러났어야 할 장관 한 명 지키자고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마저 어기는 게 상식에 부합하나"라고 맹폭했다.

이어 "국민의힘의 무책임한 행태 때문에 예산안 처리 후 곧바로 진행하기로 한 국정조사도 지연되고 있다"며 "이 장관을 지키기 위해 예산안을 볼모로 삼는 파렴치한 행태를 멈추고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감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2일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비공개 회동했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회동을 마쳤다. 김 의장은 입장문을 통해 오는 8, 9일 양일간 본회의를 개최해 정기국회 회기 내에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