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상민 해임안 보고 위해 2일 '예산안' 본회의 개의 주장
野 "해임건의안 위해 늦어도 5일까지 본회의 추가 소집해야"
與 "野, 9일까지 '예산통과'에 집중하고 탄핵안 발의 미뤄야"
與 "'옆집 살림표(이재명표 예산)'로 가정 꾸리나? '대선불복'"
與 "법인세, 종부세, 금투세, 상속증여세 쟁점 전혀 진척 없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 간부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인 2일 더불어민주당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등을 보고하기 위한 본회의를 이날 소집해 주지 않으면,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재차 으름장을 놨다. 국민의힘은 정기국회 기간 내 탄핵소추안을 내겠다는 말은 "예산마저도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라고 반발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해임건의안 보고 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이 이뤄져야 하므로 2일 본회의에서 해임건의안을 보고한 후 5일 본회의가 추가로 열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오늘은 내년도 예산안 처리의 법정 시한으로 반드시 본회의를 열고 예산안 최종 타결을 기다려야 한다"며 "늦어도 다음 주 월요일까지는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 등 안건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추가로 소집해 줄 것을 (의장에게)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이 예정된 어제 본회의를 임의로 개의하지 않았다. 여야가 정기회를 시작하며 합의한 본회의 일정을 의장이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은 명백히 월권이자 직권남용"이라고 김 의장을 비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12월 9일까지는 다른 어떤 의사일정도 끼우지 말고 오로지 내년도 예산 통과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민주당이 '며칠 있다가 다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하는데 탄핵소추안은 내더라도 12월 9일 정기국회 내 예산처리 '이후'로 미뤄야 한다. 그 안에 내겠다는 말은 예산마저도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그는 "예결위에서의 예산심사가 어제 24시부로 끝나고 어제부로 본회의에 회부됐지만, 감액·증액 심사 자체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2014년 국회법 개정 이후에 법정기한을 못 지킨 경우는 있어도 정기국회인 12월 9일을 넘긴 일은 전혀 없다"며 "국회는 12월 9일까지는 내년 예산안 처리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지금까지 각 상임위의 예비심사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핵심적인 국정과제와 정책 사업에 대해서는 무자비하게 칼질을 들이대고 '이재명표', '민주당표' 증액 사업만 대폭 늘려서 본회의에, 예결위에 보냈다"며 "'옆집'에서 만든 '한 해 살림살이 표'를 가지고 가정을 꾸려나가는 집이 있는가. 민주당은 아직도 자기들이 집권당이라고 생각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 "정부가 바뀌었으면 바뀐 정부에서 하고자 하는 일들이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감시·감독만 하면 되는 것이지, 자기들이 '살림살이 표를 만들어줄 테니 그대로 시행하라'고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대선 불복' 심리"라며 "더 이상 몽니를 부리지 말고 정상적인 예산심사가 될 수 있도록 협치의 장으로 되돌아오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예결위 여당 측 간사를 맡고 있는 이철규 의원은 "민주당은 예산안 심사 내내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정책사업을 늘리는 데만 혈안이 돼 있고 새 정부가 국정을 운영하는 데 필수적인 예산마저도 심사를 거부하거나 전액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이재명표 예산'인 지역화폐 예산을 5천억 원이나 증액 의결했다. 이미 새 정부가 '임대주택 예산'을 지난 문재인 정부 5년간의 평균치인 16조 8천억 원보다 더 많은 16조 9천억 원을 편성했음에도, '6조 원을 추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운영에 필요한 기관(대통령실, 검찰, 경찰, 감사원)의 운영경비 ▲미래세대에 필요한 청년 원가주택 분양사업(1조 1400억 원 전액 삭감) ▲소형원전모듈 사업, 원전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산업 등 이런 사업에 대한 예산 66건을 심사를 거부하고 전액 삭감 또는 대폭 감액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통령실, 검찰, 경찰, 감사원 등 기관의 예산은) 지난 정부보다 오히려 축소 혹은 동일 수준에서 편성된 예산임에도 민주당은 '삭감시키지 않으면 심사를 못 하겠다' '대폭 삭감하라' '아예 감사원은 출장을 못 가게 예산을 전액 삭감하라'는 등 기관의 존립마저도 위태롭게 만든다"며 "무슨 지은 죄가 얼마나 많기에 검찰과 경찰의 발목을 묶어두고 감사원의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예산을 삭감하려고 하는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런 와중에도 여당은 1조 원이 넘는 정부의 최소한의 세출예산마저도 조정해 야당이 지적한 예산안을 대폭 삭감했다"며 "지금이라도 민주당은 전향적 자세를 가지고 정부 운영에 필요한 예산안 심사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기재위 여당 측 간사를 맡고 있는 류성걸 의원은 "세법개정안 등 예산 부수법안에 대해서 기획재정위원회의 조세소위에서 열심히 심사하고 있다. 어제까지 조세소위 안건 300여 건이 포함된 총 8건의 심사자료 중 7건을 심사 완료했다"며 "오늘은 소위를 다시 열어서 미심사된 안건에 대해서 전체 일독을 마칠 예정이고, 보류되거나 쟁점으로 남아 있는 사항에 대해서도 심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법인세법 중에서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와 세율 조정, 종합부동산세(종부세)법,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 상속증여세법 등 쟁점에 대해서는 아직 전혀 진척이 없다"며 "촉박하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빠른 시일 내에 여야 합의로 안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