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자동으로 연금형태로 수령되도록 자동연금수령제도 도입해야”
“유동성 부족 보완 위해 지급 방식 다양화·투자상품 연금상품 편입 등 고려 필요”
“연금화 정책이 성공 위해 수급·가입·유지단계에서 충실히 적립금 관리해야”
◆…사진=보험연구원 제공
보험연구원은 27일 ‘주요국 퇴직연금의 연금화 정책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의하면 퇴직연금 연금화 한계의 주요 원인은 적립자산의 누수·수령형태의 자율성 등에 있으며 이로 인해 퇴직연금에 대한 재구조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퇴직연금은 중도인출(적립금의 1%, 2020년)과 이직 과정에서 높은 해지(적립금의 4.3%, 2020년)로 인해 퇴직연금 자산이 누수되고 수령 시 대부분 일시금을 선택함으로써 퇴직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중도인출은 주로 주택구입(46.3%), 주거임차(16.3%) 등 주거 관련 비용으로 인출되는 경향이 있으며 그 규모는 2조6000억원으로 2020년 한 해 동안 전체 적립액(255조원)의 1%가 누수되고 있다. 이직 시 퇴직 적립금 해지금액은 2020년 11조원으로 한해 누수 금액이 전체 적립액(255조원)의 4.3%에 달한다.
55세 이상 퇴직급여 대상자의 연금 수령 비율(계좌 기준)은 1.9%(’17년), 2.1%(‘18년), 3.3%(‘20년), 4.3%(‘21년)로 점진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지만 2021년 일시금 선택 비율은 95.7%로 절대적으로 높았다. 일시금과 연금 수령자의 평균 적립금을 보면 각각 1600만원, 1억8900만원이라는 점에서 적립금이 적으면 연금수령의 유인이 떨어져 일시금을 수령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퇴직연금 제도는 중도인출 및 해지에 대한 약한 규제와 수령형태의 자율성 등으로 인해 적립금이 누수되는 경향이 있으나 연금형태의 수령을 유도할 정책적 수단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직 과정에서 퇴직소득세만 납부하면 자유로이 수령할 수 있어 퇴직연금 수급연령인 55세에 도달하기 전에 대부분의 적립금이 누수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퇴직연금 수령시점에서는 연금과 일시금을 선택적으로 수령할 수 있고 퇴직자산에 적용되는 높은 퇴직소득 공제율은 퇴직소득세 부담을 낮추어 일시금 수령 유인을 높인다고 부연했다.
주요 선진국들은 퇴직연금의 일시금 수령 및 조기인출 시 중과세 혹은 패널티 부과, 연금수령의 (준)강제화, 다양한 연금지급 방식을 통한 유동성 문제 보완을 통해 퇴직연금 연금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영국 등은 퇴직연금의 일시금 수령 및 조기인출 시 중과세 혹은 패널티 부과, 종합소득과세 적용과 이에 따른 일시금의 세부담 증가를 통해 연금화를 유도하고 있다.
네덜란드, 스위스 등은 연금형태의 수령을 강제적 혹은 원칙적으로 수령하도록 퇴직연금 제도를 설계함으로써 연금화를 강제화하고 있다.
영국, 스위스 등은 연금지급 방식 및 연금상품의 다양성을 통해 노후 긴급자금의 유동성 부족 문제를 완화하는 퇴직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강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보고서는 퇴직연금 적립금이 연금 수령시점까지 지속적으로 축적될 수 있도록 이직 후 해지를 원칙적으로 할 수 없도록 세제개편, 연금수령 강제화 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외 사례처럼 퇴직연금 수급 개시연령에서 특별한 의사표현이 없을 시 원칙적으로 연금을 수령하도록 하는 ‘자동연금수령제도(가칭)’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험연구원 강성호 선임연구위원, 이소양 연구원은 “연금화 강화에 따른 유동성 부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연금지급 방식의 다양화뿐만 아니라 투자상품에 연금상품의 편입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퇴직연금 연금화 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 수급단계뿐만 아니라 가입, 유지단계에서 지속적으로 적립금이 관리되고 실업수당, 노동시장의 유연성 등 관련 제도 및 노동환경에 대한 종합적 고려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