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3년 새해를 맞아 우리 금융산업을 이끌고 계신 여러분과 인사를 나누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새해에는 소망하시는 모든 일들이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돌이켜보면 2022년 우리 경제는 높은 물가 오름세와 금융·외환시장 불안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다만 이같은 여건에서도 정책당국과 함께 금융인 여러분들이 외환 및 단기자금시장을 안정시키는 일에 적극 노력해 주신 데 힘입어 한국 경제의 안정기조가 크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도 높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결코 녹록치 않아 보입니다. 앞서 경제부총리님과 금융위원장님께서 이러한 위험 요인에 대해 충분히 말씀해 주신 만큼, 이에 철저히 대응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가 경제 상황에 대한 지나친 우려로 지레 위축될 경우 오히려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합니다. “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이라는 표현처럼,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을 지나고 있지만 그 속에서 희망적인 부분을 찾을 수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우선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이 과거에 비해 개선되었습니다. 지난해 환율이 급등하면서 일부에서는 과거 위기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여러 위기 극복 과정에서 위험관리 시스템이 개선된 데 힙입어, 환율이 안정되면서 외환부문의 불안이 완화되었습니다. 또한 당분간 해외경기 악화로 무역수지 적자가 커질 수 있겠지만 지난해 우리 수출은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하였습니다. 중국 코로나 상황 변화 등 대외여건이 회복되면 무역수지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당하여 시계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정부와 함께 한국 경제의 연착륙에 기여하기 위한 정교한 정책 대응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기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경기, 금융·외환시장 상황 변화 등에도 유의할 것입니다. 필요시에는 적극적인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하고 관계 당국 간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디지털금융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CBDC에 대한 연구·개발을 비롯하여 디지털 플랫폼 및 새로운 금융 인프라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지급결제시스템 개선 및 안전성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이는 민간 부문의 창의성과 전문성이 반드시 필요한 분야인 만큼, 금융인 여러분들의 다양한 지식과 경험이 공유될 수 있도록 많은 협조와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금융인 여러분!
우리가 올해 당면한 위기를 잘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도,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더 나아지기 위해 해야 할 일들도 있습니다. 부동산 관련 금융이 형태를 달리하면서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로 작용하는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정책당국과 금융인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하겠습니다. 또한 고령화에 직면한 한국 경제가 역동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생산적인 부분으로 자금이 흘러가게 하는 금융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도 유념해야겠습니다.
아무쪼록 2023년 계묘년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금융산업과 경제가 당면한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