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특정다수 계좌에 무차별 송금 후 거래정지 신청…‘신종 금융사기’ 주의

계좌번호 해킹된 피해자 은행 계좌에 무차별 현금 입금

계좌정지 후 해제 조건으로 송금액 수십배 요구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전자금융 사기범들은 파일이나 문자에 악성 코드를 심어 영상, 메일, SNS 등으로 송신한 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감염시킨 뒤 인터넷뱅킹에 필요한 1차 피해자의 개인신용정보를 빼내 개인사업자, 중고나라 물품거래자 등 계좌번호를 쉽게 알 수 있는 구매자, 이용자를 속여 1차 피해자의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2차 피해자의 계좌에 수십만원의 자금을 이체했다.

이후 '금융사기'로 신고해 2차 피해자의 모든 계좌를 ‘지급정지’시킨 다음 피해자에게 연락해 금융계좌를 해제시켜주는 조건으로 송금액의 몇배의 금전을 편취하는 신종 전자금융사기가 성행하고 있다며 금소연은 긴급 소비자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러한 피해를 방지하려면 출처가 불분명한 파일을 다운받거나 의심스러운 인터넷 주소가 포함된 문자를 누르면 악성 코드에 감염될 수 있어 삭제하도록 한다. 또 오픈뱅킹 가입절차를 까다롭게 해 인터넷뱅킹을 사용할 때 보안카드, 간편 비밀번호보다는 1회용 비밀번호 생성기기인 OTP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금소연은 "출처를 모르는 착오입금은 임의로 송금해서는 안 되며 금융사의 반환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당부했다.

1차 피해자인 송금 명의인은 자신도 모르게 돈이 사라지는 금전적인 피해를 볼수 있고 2차 피해자인 수취인은 금융권 전 계좌가 지급정지되어 송금이나 자금을 인출할 수 없어 신용악화 등의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아울러 1차 피해자와 공범으로 의심을 받아 자칫하면 '금융거래질서문란자'로 몰려 10년간 금융거래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금소연은 "신종 전자금융 사기범들은 2차 피해자들에게 연락하여 착오송금, 감언이설, 협박 등으로 알려준 계좌번호로 송금을 요구한다. 만약 이들의 요구를 그대로 따를 경우, 선의라 하여도 1차 사기 피해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될 수 있다"며 "1차 피해자가 전기통신금융사기 신고를 하면 사기 방조, 자금세탁 등 더 큰 곤욕을 치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만약 수취인의 계좌가 지급정지되었을 경우 피해자는 경찰서에 신고후 ‘사건사고 사실확인원’을 발급받아 금융사에 제출해야 한다. 계좌 해제에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15일에서 수개월 가량 소요된다.

1·2차 피해자가 전기통신금융사기로 경찰에 신고해 합의해도 금융사는 수취인이 ‘혐의없음’이라는 경찰서의 결정 통보를 받기 전까지는 지급정지 해제를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