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진술, '대북송금·이재명 방북비' 지원…이재명 "검찰 신작소설, 안 팔릴 것"

민주, "2019년 당시 정세 고려하면, 방북비용 대납은 터무니없는 망상"

기존에 이재명 대표를 전혀 모른다는 입장과 달리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방북 비용을 지원했다는 검찰 진술로 태도를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MBC는 31일 방송에서 김성태 전 회장이 태도를 바꾼 것에 대해 김 전 회장의 변호인의 설명을 인용해 "검찰이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분명한 자료를 제시하며 추궁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미 쌍방울 임직원 수십 명을 조사해 상당수를 재판에 넘긴 상태다.

이어 김 전 회장이 강제송환 직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도 포기하고 수사에 협조한 것에 대해서도 "4천억대 배임과 횡령, 여러 가지 혐의도 있다 보니, 반박이 어려운 부분은 인정하고 협조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수사의 무게가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에서 대북 송금쪽으로 옮겨가는 부분에 대해서 이 대표가 대북 송금 사건으로 검찰의 추가 조사를 받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망했다.

그 이유에 대해 "누가 어떻게 줬는지 불분명했던 변호사비 대납보다도, 핵심 관계자의 구체적인 진술이 이미 확보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보도는 이어 "다만, 북한 전문가들은 김 전 회장 진술에 몇 가지 의문을 제기했다"며 "'스마트팜' 사업은 돈을 버는 이권 사업이 아니라, 북한 농촌을 인도적으로 지원하는 건데, 굳이 뒷돈을 줘가며 추진했겠냐는 점"과 "또 남북관계가 경색됐던 때인데, 북한이 지자체장의 방북 대가로 거액을 요구했다는 점이 의아하다고 지적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31일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경기도지사 시절 자신의 방북을 위한 자금으로 쌍방울이 북한에 300만 달러를 보냈다는 의혹과 관련해 "아마 검찰의 신작 소설이 나온 것 같다"며 "(검찰의) 종전 창작 실력으로 봐서 잘 안 팔릴 것"이라고 비꼬았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31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김성태 전 회장이 지난 2019년 경기도 대북사업의 일환인 스마트팜 사업과 이재명 대표의 방북을 위해 각각 500만 달러와 3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며 "2019년은 경기도가 스마트팜 조성사업을 '구상'하던 때에 지나지 않는다. 사업을 할지 말지도 알 수 없는데 사업비를 냈다는 것은 말이 되질 않는다"고 꼬집었다.

임 대변인은 이어 "또한 같은 시기 2019년 당시 정세를 고려하면 방북비용 대납은 더 터무니없는 망상"이라며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평양공동선언 1주년 행사 북측 불참, 월드컵 남북예선전 무관중 무중계 경기 등 2019년은 남북관계가 극도로 악화되던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양방문이 불가능한데 경기도가 방문경비를 내달라고 했다는 주장이 가당키나 합니까? 밥을 아직 짓지도 않았는데 숭늉을 내왔다는 주장만큼이나 설득력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검찰이 딱할 지경"이라며 "오죽 엮을 게 없으니 고작 '남이 바꿔준 전화통화한 사이'라든가 '비서실장 대참으로 조문한 사이' 따위로 관계를 엮으려고 하느냐"고 탄식했다.

임 대변인은 "검찰은 수사를 하는 곳이지 조작을 하는 곳이 아니"라며 "군사독재정권 시대의 국정원이나 경찰도 이렇지는 않았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침을 날렸다.

MBC는 이어 이 대표의 앞으로 수사 일정에 대해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의 구속기한이 2월 5일"이라며 "이 때 김 전 회장을 기소하며 1차 수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고, 대장동 2차 소환은 2월 11일 주말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 조사 이후 성남FC와 대장동 의혹을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