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서 음주운전자 나무 들이받자 아이폰 충돌감지 신고
아이폰, 구조 요청 가능한 충돌감지 SOS 서비스 탑재
미국·일본...충돌 감지 기능 오작동으로 허위 신고 급증
◆…자료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최근 뉴질랜드에서 아이폰의 충돌감지 기능으로 음주 운전자가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오타고 데일리타임즈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술에 취한 운전자가 나무에 충돌해 아이폰의 충돌감지 기능으로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올해 46세인 이 남성은 앤더슨베이 지역에서 자동차를 몰다가 가로수를 들이받았다. 이 때 충돌을 감지한 아이폰이 뉴질랜드 긴급신고전화 111에 자동으로 전화를 걸었다. 운전자는 111에 “괜찮다”고 말했으나 술에 취한 목소리를 의심한 경찰은 현장에 경찰 출동대원들을 보내 운전자를 체포했다.
당시 운전자는 음주 측정을 요구한 경찰을 밀치고 거부해 경찰은 혈중알콜농도 측정에 불복하고 경찰에 저항한 혐의로 기소했다.
앞서 지난 달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30대 A씨는 지난 달 18일 서울에서 인천까지 40㎞가량을 음주상태에서 운전하다 사고가 나자 A씨 아이폰의 충돌 감지 기능이 작동돼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들통났다.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A씨를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했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08% 이상이었다.
아이폰14 시리즈, 애플워치 시리즈8부터 탑재된 충돌감지 SOS 서비스 기능은 사용자에게 큰 충돌이 감지될 경우 자동으로 119나 112 등에 구조 요청을 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머신 러닝을 통해 자동차의 갑작스러운 방향 변화와 차내 기압 및 속도 변화, 충돌로 인한 소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차량 충돌 여부를 스스로 감지한다.
아이폰이 고강도 충돌을 감지하면 화면에 10초 동안 경고가 표시된 후 경보음과 함께 10초 동안 카운트다운을 한다. 이후 반응이 없으면 신고센터에 전화를 걸어 GPS 정보와 함께 “아이폰 소유자가 차량 충돌로 휴대폰에 응답하지 않고있다”는 메시지를 전송한다.
실제로 호주에서 나무에 충돌한 트럭 탑승자 5명의 목숨을 아이폰14 충돌 감지 기능이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네브라스카 주에서도 자동차가 나무를 들이받은 직후 목격자가 없음에도 아이폰14의 충돌 감지 신고로 운전자가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폰 충돌감지 기능과 관련해 오작동 사례도 계속해서 보고되고 있다. 지난 6일 뉴욕타임스는 아이폰14가 위험하지 않은 상황에도 충돌감지기능을 작동해 미국 긴급출동 신고센터 업무에 불편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미국 콜로라도 서밋 카운티 911 신고센터 근무자의 인터뷰를 인용해 “지난 1월13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 동안 185건의 신고 전화를 받았다. 이는 지난해의 2배가 넘는 수치”라고 성토했다.
일본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 알프스 소방서는 아이폰14의 충돌 감지 기능 오류로 지난해 12월 16일부터 1월 23일까지 총 919건 중 134건의 허위 신고 전화를 받았다. 요미우리신문은 아이폰 사용자가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다 넘어지거나 다른 사람과 충돌했을 때 해당 기능이 활성화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대해 애플 공식 대변인은 "현재 충돌 감지 기능의 오탐 문제를 억제하기 위해 긴급 콜센터로부터 관련 피드백을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