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 침체오면 안전자산 '금' 부상할 것"

이석진 교수 "보통 달러와 금은 반대로 가지만, 경기 침체오면 동반 상승"

연준 금리 인하 기조 약화.. "안전자산 수요 오를 것"

"하반기 미국 경제 약해지면, 달러 강세와 함께 금도 오를 가능성 높아"

이석진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지난 22일 방영된 홍사훈의 경제쇼 "경기 지표 '구리'가 말해주는 올해 경기 전망..반전 있다!"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이 교수는 "과거에도 수차례에 걸쳐 주식이냐 금이냐에 대한 싸움이 펼쳐졌는데 항상 주식이 이겨왔다. 하지만 이제는 연준이 백업해줄 수 없기 때문에 금이 더 유리해질 상황이 높다"고 전했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강해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 교수는 "일반적으로 달러와 금은 반대로 움직인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미국 경제가 나쁘면 금이 달러와 같이 움직인다. 미국 경제가 나빠지면 글로벌 경제가 다 망가져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급등하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금융위기 직후나 미국이 테이퍼 텐트럼(taper tantrum·긴축발작) 때 급작스럽게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높아지면서 금하고 달러가 같이 올라갔다. 그런데 작년 한해부터 계속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것은 미국 경제가 나쁘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테이퍼 텐트럼은 선진국의 양적완화 축소정책이 신흥국의 통화가치와 증시 급락을 일으키는 현상을 뜻한다.

이 교수는 "하반기에 미국 경제가 나빠지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면 금도 같이 오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위 리세션이나 디플레이션이 왔을 때 헤지(hedge·위험분산)할 수 있는 건 금 외에는 거의 없다"며 "오히려 차별성을 놓고 봤을 때 경기 둔화에 대한 수혜자산으로서 처음 손 꼽히는 것은 금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금을 보면 글로벌 경제가 보인다고 얘기하는 이유가 금이 물가, 달러, 그리고 불확실성에 대한 안전자산 수요에 반응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작년에 인플레이션이 심할 때도 금값은 하나도 못 올랐다. 미국의 물가가 오르는데 금값은 안오르는 것이 아이러니한데, 이는 금리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안전자산의 라이벌인 예금과 금 두 가지가 있는데, 금리가 올라가면 예금의 메리트가 커진다. 그래서 결국 경기가 망가져서 금리를 낮추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금이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교수는 금리 인하 기조가 약해졌지만, 최소한 지금보다는 금의 자산가치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하반기 금리가 낮아지면서 예금보다 금으로 자산이 이동하는 스토리를 예상했는데 금리 인하 기조가 약해지면서 그런 것들이 어그러졌다. 그러나 금의 가격 결정의 중요한 요인인 글로벌 불확실성이나 달러의 강세 등을 종합해 보면 금이 최소한 지금보다 하반기에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