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스톡스] 우연히 잡은 '白蛇', 세금없는 횡재(?)"

보양식을 즐기는 우리나라에서 영약(靈藥)으로 통하는 백사(白蛇)를 산에서 잡는다면 그만한 횡재도 없을 것이다. 물론 생명의 위험을 감수해야하고 각종 도구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포획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 값어치를 따진다면 쉽게 지나치기도 아까운 일이다.

만일 백사를 잡는다면 본인이 먹고 힘을 내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겠지만, 백사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엄청난(?)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중에 내다 팔 경우에는 크기 및 연령에 따라 수백, 수천만원에 이르는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백사를 팔 경우 얻는 소득에는 어떤 세금을 내야 할까?

9일 국세청 관계자에 따르면 '우연히 잡은 백사'에 대한 소득구분은 일시적 소득이기 때문에 사업소득으로 과세하지 않는다. 이 경우에는 기타소득으로 분류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백사에 대한 항목분류가 전혀 없다.

또한 일시재산소득에도 열거돼 있지 않는 등 세법전 어디에도 '백사'에 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세법상 소득에 대한 과세는 열거주의이기 때문에 세법전에 나와있지 않은 '백사'에 대해서는 과세를 할 수 없다는 것.

이 관계자는 "만일 백사 또는 산삼 등을 우연히 취득할 경우에는 현재로서 과세의 근거가 전혀 없으므로 세금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땅꾼이나 심마니를 직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이 백사나 산삼을 얻는 경우에는 사업소득으로 과세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백사의 경우에는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에 실제로 사업소득에 대한 과세가 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부에서는 굳이 사업소득이 아니라고 해도 '서화·골동품 과세제도'를 통해 판매이익에 대한 과세가 가능할 수 있도록 추진한 적이 있지만 계속된 유보를 거쳐 지난 2003년 완전 무산된 바 있다.

땅꾼들이 아무리 찾으려 돌아다녀도 웬만해서는 만나주지 않는다는 '백사'는 세법에서도 희귀성을 인정받아 그 가치를 세금으로 덜어내지 않는 진귀함을 보여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