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작년 9월 WGBI 관찰 대상국에 등재됐다. 2019년 이후 WGBI에 편입된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관찰 대상국 등재 후 실제 편입까지는 6개월에서 최대 3년까지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정부가 목표하고 있는 올해 편입도 상당히 빠른 속도다"라면서 "기술적인 부분 등을 감안하면 3월 편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사는 9월 편입이 유력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WGBI에 국채 편입을 위해서는 정성, 정량 요건을 갖춰야 한다. 한국의 경우 정량 요건인 ▲발행잔액 500억달러 이상 ▲신용등급 A-(S&P) 이상을 충족했고 정성적 조건은 Market Accessibility Level 2가 요구되는데 현재 한국은 Level 1이다. 이에 정부는 정성 조건 충족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이미 외국인의 국채 매입 시 이자, 양도소득 비과세 관련 세법, 시행령 고시를 완료한 가운데 국채 통합계좌 개통을 준비 중에 있다. 이에 더해 지난달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역내 외환시장에 해외 금융기관을 참여시키고 2024년 7월부터 거래시간 연장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다음달부터는 외국인 투자자등록제 폐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강 연구원은 "현재 WGBI 추종 자금은 약 2조5000억달러에서 3조달러로 추정된다. 정부가 추정하고 있는 편입 비율인 2.0~2.5%를 감안하면 외국인 유입 규모는 약 50~60조원으로 추정된다"면서 "일반적인 경우 실제지수 편입에는 약 12~18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에서 월간 기준으로 약 2조7000억원에서 5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국고채 잔액은 176조원(통안채 제외)이다. 보유 잔액의 약 34%의 자금이 신규로 유입되는 만큼 국채 수급 및 원·달러 환율에 상당히 우호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당사가 원화채의 WGBI 편입을 바라보는 관점은 올해 하반기 주요 이슈 중 하나인 추경 이슈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이다"라며 "작년 코스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1% 감소했다. 최근 부동산 거래량 급감 등을 감안하면 법인세, 부동산 거래세 등이 정부 계획안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 추경 규모를 예단할 시점은 아니지만 9월 WGBI 편입이 진행될 경우 월평균 외국인 자금 유입액의 중간값인 3조8500억원 기준으로 연말까지 약 15조4000억원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 시장 여건이 긍정적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 자급 유입으로 인해 추경으로 인한 수급 부담이 코로나19 당시 수급 충격은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나라의 외국인 채권자금은 12월 27억3000만달러, 1월 52억9000만달러, 2월 5억2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하며 석 달째 순유출됐다. 다만 공공자금의 유출세 둔화, 차익거래유인 확대에 따른 일부 기관의 투자자금 유입 등으로 순유출 규모는 축소됐다.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지난 9일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기자설명회에서 "외국인 채권자금 유출은 금리차가 일부분 영향이 있겠지만 해외 중앙은행의 투자여력 약화, 신흥국의 포트폴리오 조정 등의 영향이 더 크다. 작년 연말부터 지금까지 차입거래 유인 축소, 차익실현 등이 크게 작용했다"며 "외국인 채권투자자금 전망과 관련해서는 세계국채지수(WBGI) 편입 여부 등이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고 내외금리차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