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추가 감산 발표에 "한은 기준금리 상당한 영향 미칠 것"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갑작스럽게 하루 원유 생산량을 추가 감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국제유가가 오르고 물가 상방 압력 가능성이 재부각되자 오는 11일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권혁중 경제평론가는 전날(4일) YTN 굿모닝경제에 출연해 "현재 국제유가가 오른 상황에서 전 세계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미쳐 물가 상승으로 번지면서 한국에서도 금리 결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은에서는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한 후 고금리 상태로 동결할 것으로 보는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는 국제유가가 오르다 보니 물가 상승에 압박이 높아졌다"면서 "그렇다면 연준의 긴축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시그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한국 물가 상승 압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유가가 80달러 선이라고 가정했을 때 10%가 오른다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포인트 상승할 여력이 있어 한국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특히 국제유가가 오른다면 한국의 경상수지 적자 폭이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권 경제평론가는 "현재 적자 폭이 커지고 있고 무역수지도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이 오르게 되면 수입 물가가 높아지면서 적자 폭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한국도 자연스럽게 물가 상승에 대한 압박이 크게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이러한 상황 때문에 한은에서도 경제적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어 기준금리에 대한 고민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물가는 오름세가 둔화되고 있고 경기는 악화되면서 현 상황은 물가 보다는 경기에 한은의 비중이 실릴 것 같다"고 밝혔다.

안예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5일 전망 보고서에서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 경계감이 높아졌지만 글로벌 금융 불안과 경기 하강 우려 등에 따라 금리 인상보다는 동결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미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 또한 5.1%로 추가 인상 1회 정도만을 시사하고 있는 점도 국내 금리 인상 부담을 약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금통위에서의 관건은 소수의견 여부라고 판단한다"면서 "여전히 근원물가의 하락 폭은 제한된다는 점에서 금통위원들이 물가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하는지가 관건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만장일치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1명의 소수의견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안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을 고려할 때 물가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하다"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인상 소수의견 1명 정도 등장하면서 매파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이번 OPEC+ 감산은 유가 급등 요인은 아니라고 판단하나 상반기까지는 인플레에 대한 경계감을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