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제공
한국은행은 31일 '조사통계월보: 미 통화정책 긴축이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금리인상 속도가 시장의 예상 수준을 상회했던 금번 긴축기에는 신흥국에서 투자자금 순유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00년 이후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기 중 신흥국 및 우리나라의 투자자금 흐름의 특징 및 결정요인들을 식별하고 금번 긴축기 중 미국 통화정책의 영향에 변화가 있었는지를 점검했다.
특히 이번 긴축기에는 정책금리 인상 속도가 과거에 비해 매우 빠르다는 점에서 미국 통화정책이 신흥국 투자자금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와 달라졌을 가능성을 조사했다.
과거 세 차례의 미 연준 통화정책 긴축기(2004년 6월~2006년 6월, 2014년 11월~2019년 4월, 2021년10월~2022년 9월) 중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입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처음 두 번의 긴축기에서는 투자자금이 순유입됐으나 진행중인 이번 긴축기에는 큰 폭의 순유출이 일어났음이 확인됐다.
긴축기조 전환 이전에 장기간 큰 폭의 완화기조가 지속되었던 긴축기(2014년 11월~2019년 4월)의 초기와 금리 인상이 시장의 예상 속도를 상회하였던 금번 긴축기에는 공통적으로 투자자금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패널분석을 통해 성장(성장률 격차, 원자재가격), 금리(FFR, 내외금리차) 및 리스크(VIX, EMBI) 관련 변수가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입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고 Bayesian 계층적 선형모형을 이용해 우리나라와 여타 신흥국 간 투자자금 유출입 결정요인의 영향력을 비교했다.
실증분석 결과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입에는 성장 및 리스크 관련 변수가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변수의 기여도가 금리 관련 변수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번 긴축기 들어 FFR 변화의 영향력이 다소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최근 미 연준의 정책금리가 빠르게 인상된 데 기인한 것으로 추정했다.
조유정 한은 국제금융연구팀 과장은 "데이터 분석 및 실증분석 결과는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입을 전망하거나 그 요인을 분석할 때 미 연준의 통화정책 외에도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거나 장기간의 완화기조가 지속된 이후 긴축기조로 전환되는 경우에는 투자자금이 순유출되면서 대외부문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