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근원 CPI 둔화속도 느려...인플레 우려 자극할지도
금리인상 막바지...실물경제 흐름 주목할 필요성
한은 금통위, 금리동결 전망 우세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타겟 매장에서 쇼핑하는 사람들 [로이터 제공]
최근 미국 고용시장의 둔화세가 점차 확인되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게 발표되면 경기둔화가 연준의 피봇(기조전환) 기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반면 고용둔화폭에 비해 물가가 여전히 높게 나타날 경우 경기우려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아직까지 경직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연준의 결정을 확인할 때까지 시장의 기대감이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 CPI가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근원 CPI가 전월대비 상승할 경우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존재한다"고 봤다.
12일 발표되는 미국 3월 CPI 상승률의 컨센서스는 전년대비 +5.2%, 전월대비 +0.2%로 예상하고 있다. 김영환 연구원은 "과거 클리블랜드 연은의 전망치는 물가 피크아웃(고점통과) 이후 국면에서 적중률이 높았다"며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작년 높았던 기저효과와 공급망 차질 완화, 에너지 가격 하락이 물가둔화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근원 CPI의 경우 전년대비로는 다시 높아진 수치이기 때문에 인플레 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대비 +5.6%, 전월대비 +0.4%로 컨센서스가 모였다. 근원 물가는 주거비를 중심으로 서비스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둔화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주거비 물가에 1년 선행하는 질로우 임대료 지수의 상승률이 지난해 4월 정점을 찍은 만큼 4월 CPI까지 근원물가의 둔화속도가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행히도 근원물가 오름세가 과거만큼 금리변동성을 키우고 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김유미 연구원은 "5월 FOMC에서 25bp 금리인상 전망을 강화시킬 수 있으나, 마지막 금리인상이라는 평가도 함께 이어질 수 있다"며 "금리인상 기조는 막바지다. 이제부터는 금리인하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 실물 경제지표의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한은 금통위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3.5%로 동결할 전망이다. 추가인상으로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기보다는 긴축의 파급효과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란 이유다. 또 최종금리 수준에 근접함에 따라 정책목표의 무게추가 '물가안정'에서 '금융안정'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측된다.
조병현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시장은행 파산 이슈가 불거진 가운데 국내에서는 새마을금고 유동성 리스크가 제기되고 있다"며 "국내 물가가 4%대로 하향 안정화됐고, 유동성 문제가 제기되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동결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3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대비 4.2%로 낮아졌으나 올해 성장률 전망은 1% 중반에 그쳤다"며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추가적인 금리인상의 필요성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