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앙은행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캐나다 금리동결 시 선진국 통화정책 변곡점 가능성

美 신규고용 20만명대...6월 금리인상 종료 vs 긴축 경계감

中 리오프닝에 수요 개선 전망...韓 수출 저점통과 기대도

이번주 금융시장은 미국의 고용지표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앞서 9일 열리는 캐나다 중앙은행(BOC)의 통화정책회의에서 글로벌 긴축 이슈의 힌트를 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해 3월 금리인상을 시작으로 최대 100bp에 달하는 긴축의 보폭을 보여왔다. 기준금리가 4.5%에 이르자 올해 1월 금리 동결을 공식 선언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BOC가 금리인상 중단을 이행할 경우 선진국 통화정책의 변곡점 기대를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캐나다 중앙은행의 금리동결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들간 금리인상 사이클이 그동안 높은 상관관계를 유지해왔음을 고려할 때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금리인상 후반부에서 벗어난 캐나다의 시장금리가 더이상 높아지지 않는 것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중앙은행들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실질 기준금리가 5월부터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금리인상을 멈추고 통화정책 효과를 점검하는 게 적절한 대응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원은 "캐나다의 금리 동결은 그간 주가를 압박했던 시장금리 상승의 진정과 할인율 안정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연준의 블랙아웃도 곧 돌아오기에 금리상승이 가져올 부담은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봤다. 연준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이번주 미국 고용시장 관련 지표가 잇따라 발표된다. ADP 민간고용 보고서와 구인/이직 고용 보고서(JOLTs), 노동부의 2월 고용보고서가 공개된다.

미국 2월 비농업 신규 취업자수는 21만명으로 1월(52만명)에서 크게 둔화해 평년 수준으로 복귀할 전망이다. 실업률 예상치는 전월 수준인 3.4%다. 시간당 임금은 2개월 연속 전월대비 0.3%를 기록해 3개월 상승률(4.1%)과 6개월 상승률(4.4%)이 목표수준 4.0%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2월 고용지표가 예상에 부합할 경우 6월 금리인상 종료에 대한 기대가 빠르게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도 "연준의 통화긴축 완화 기대로 연결돼 위험선호심리를 자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연준의 긴축 경계감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2월 비농업 신규고용이 20만명대로 내려오겠지만 낮은 실업률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로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가 유지될 것"이라며 "견고한 노동시장 흐름은 경기연착륙 기대를 강화하는 동시에 임금상승에 대한 우려를 자극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견조한 고용 흐름과 연준의 긴축 우려를 상당부분 가격 변수에 선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3월 FOMC 전까지는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연준의 긴축 행보를 멈추기 위해서는 미국 2년물 국채 금리의 하향 안정화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고용통계(10일)와 CPI(14일), 소매판매(15일) 결과를 통해 고용과 소비가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해당 지표들이 2월 형성된 경계심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발표될 경우 3월 상반월 이후 증시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대기하는 과정에서 개별 종목과 업종별 모멘텀 중심의 순환매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글로벌 수요 불안 해소도 증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월 양회를 전후로 제조업 심리가 개선돼온 만큼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7일에는 중국 1~2월 누적 수출입 지표가 발표된다. 수출은 전년대비 -12.0%, 수입은 -5.0%로 점쳐진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수출은 한국과 동행하는 경향이 높아 한국의 1~2월 평균 수출실적과 유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입 실적이 예상치를 웃돈다면 중국 내수가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을 예고하는 신호가 될 것"이라 판단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이후 공장 가동 정상화로 중국 제조업 지표가 본격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리오프닝에 따라 한국 수출의 저점 통과 시기가 머지않다고 판단한다"며 "수출증가율이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증가율과 동행하는 만큼 코스피 실적 전망이 가파른 하락세를 멈추고 안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안예하 연구원은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개선 기대가 한국의 대중국 수출로 조기에 나타나기엔 한계가 있다"며 "대외 수출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수 있고, 수요 개선이 내수를 중심으로 서비스업에서 나타남에 따라 한국의 수혜로 바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경기회복은 호주 달러와 화물 운송량을 통해 관찰할 필요가 있다. 김대준 연구원은 "중국 성장률과 동일하게 움직이는 호주달러 흐름을 봐야 한다"며 "호주달러 강세는 중국의 호주산 원자재 수입 증가를 반영한다. 이는 중국의 성장세가 매우 강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의 화물 운송량이 증가해 실물 성장 여부가 확인된다면 글로벌 수요 불안은 해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