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이상민 "'檢 정치탄압' 외치다가, 檢 수사에 이끌려 간다는 게 말 되나"
"당 지도부 직책과 권한 줬는데 안 해…책임 회피 방기하는 것"
박범계 "전수조사, 바른 접근 방법 아냐…특별조사기구 필요"
◆…프랑스에 체류해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3일 오후(현지시간) 귀국을 위해 파리 외곽에 있는 샤를드골 공항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 전격 귀국 결정을 하면서 당이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얼룩지는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지도부의 우려가 일시 가라앉는 듯했으나 다시 당 차원의 자체조사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당내 '돈 봉투 의혹'과 관련된 자체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당 지도부는 셀프조사라는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처음 이 사건이 터졌을 때 빨리 당에서 윤리감찰원을 통해 하든,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제3의 기구를 빨리 구성해서 하든 자체 조사에 들어가서 자체 자율기능, 정화기능이 작동되도록 해야 된다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그걸 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서 "어떤 문제가 터지면 검찰 수사는 우리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수사기관의 입장에서 계속 수사를 할 것"이라며 "그와 별개로 그 조직의 자체 정화 조사는 해야 되는 거 아닌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야지"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며칠 전에 기자회견에서 지금 말씀하신 대로 강제수사권이 없다든가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자체 조사는 안 한다, 저는 그것이 매우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나 그 지도부의 리더십은 철저히 성역 없이 추상같이 파헤쳐서 진실을 드러나게 하고 그 책임을 묻도록 하는 데에 당을 그래도 살릴 수 있는 기회인데 그거 자체를 포기하고 무기력하게 '송영길 대표 들어와라', '검찰 수사에 맡긴다'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당의 입장은 기획 수사, 검찰의 정치 탄압, 이랬는데 공당의 운명을 검찰 수사에 맡기고 거기에 이끌려 간다는 게 말이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이에 더해 "자가당착 아닌가. 민주당은 집권 정치 세력이었고 이제 야당으로서 국회의 제1당 아닌가"라며 "이런 당이 국정을 책임지고 끌고 나가겠다고 하는데 정작 자기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손 놓고 있다면 신뢰와 지지를 보내겠나"라고 성토했다.
또 "지금 당이 누구 하나 살아남지 못하고 그냥 송두리째 수렁 속으로 같이 빠져들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사건이 터지면 당 지도부가 나서서 척결하겠다, 성역 없이 조사해서 응분의 책임을 엄히 묻겠다는 게 기본 매뉴얼인데 왜 매뉴얼을 안 하나"라고 재차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당대표, 당 지도부에 있는 이유는 이런 상황들을 헤쳐 나가라고 직책을 주고 권한을 줬는데 안 한다"며 "그러면 책임을 회피하고 방기하는 것"이라고 당 지도부를 향해 비판했다.
반면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자체조사를 한다고 하면 자체조사에 한계도 있을뿐더러 셀프조치라고 하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며 "자체 진상조사를 요구하면서도 말맞추기라든지 이런 얘기도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저희들이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민성 정책위의장도 SBS라디오에서 169명 의원 전수조사나 '진실고백운동' 제안 등 목소리에 대해 "아예 사안 자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모르는 의원들이 대부분일 텐데 거기에서 무슨 고백을 하자는 것이 약간 생뚱맞은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당이 잘하겠다 결의를 다니고 책임감을 느끼는 것은 맞는데, 그 방법론은 일단 현재 제기된 사안 자체를 검찰이 제대로 파악하고 증거도 제시하면서 풀어가는 것이 맞다"며 "내부적으로 조사에 대한 얘기도 했지만 사실 한계가 있다"고 부연했다.
원내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박범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전수조사나 '진실고백운동'이 당내 거론되는 것에 대해 "말 그대로 불거진 녹음파일상의 송영길 당대표를 만들기 위한 캠프 내에서 벌어진 일인데 이것을 가지고 의원들 전수조사 등 바른 접근 방법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다만 박 의원은 "검찰 수사에 맡겨놓으면 수사의 시점도 검찰이 고르게 되는 것이고, 수사를 언제까지 할 거냐라는 것도 엿가락 늘어지듯이 수사기관이 늘어질 수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당이 적극적으로 내외부의 전문가들을 통한 조사기구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계가 있지만 실체에 접근하기 위해 특별조사기구가 필요하다"며 "제가 원내대표가 된다면 제가 그 기구의 책임있는 장이 돼서 외부의 객관적인 전문가들을 꾸리는 것을 상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