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환 "카카오, SM 40% 있어도 맘대로 못해...주주가치 큰 진전 이뤘다" 

'이수만-하이브 맞손' 변수 있었지만..."모든 주주 위해 일하는 이사회 될 것"

"카카오 추천인사 1명뿐" vs "다음 주총때 갈아치울 수도"

"금융주, 대출성장 대신 자사주 매입·소각해야"

이 대표는 이날 CFA한국협회가 주최한 '거버넌스 vs 기업가치' 심포지엄에서 "SM 이사회 미팅을 3번 진행했고, 오늘 아침에도 보상위원회 회의를 하고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SM에 대한 행동주의 캠페인을 벌인 뒤 현재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28일 SM 주식을 39.87% 취득했고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 접수가 이뤄졌다.

이 대표는 "SM은 새로운 대주주의 등장 없이 모든 주주를 위해 일하는 이사회가 되는 게 좋았을 텐데 기존 대주주(이수만)의 돌발행동(하이브와 맞손)으로 변수가 생겼다"면서도 "현재는 이사회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주주가치 관점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가 40%를 갖고 있으니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거란 우려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이사회에 카카오가 추천한 인사는 1명뿐이고 나머지는 독립적인 분들이다. SM의 새로운 경영진이 임원 보상의 50% 이상을 주가에 연계하기로 약속한 만큼 모든 주주의 이해관계와 일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SM의 자산총액이 2조원을 넘으면 이사회 구성에서 사외이사가 절반을 넘어야 하는데,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도 전부 사외이사로만 구성돼 있다"며 "과반의 사외이사를 카카오와 상관없는 사외이사끼리 뽑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관련한 내용이 SM의 정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은 카카오가 추천한 사람이 1명뿐이지만 다음 정기주총에서 이사 선임 결의를 할 때는 자기 사람이 아닌 이사들을 다 자르면 그만이다. 주주제안을 해서 얼마든지 갈아치울 수도 있다"며 "그렇게 할 게 아니라면 일반주주와 똑같다는 얘긴데, 굳이 컨트롤 프리미엄을 주고 살 이유가 없지 않겠나. 그런 것까지 방지할 수 있는 회사법적인 장치가 현재로서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카카오는 물적분할 전문가로서, (거버넌스적으로) 존경받는다고 말하기엔 논란의 여지가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그런 면이 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표는 금융주의 거버넌스 개선 캠페인도 언급했다. 얼라인은 올해 초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상장 은행지주를 대상으로 자본배치와 주주환원을 촉구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은행에서 돈을 빼먹으려는 게 아니라 대출성장을 줄이고 자사주를 매입·소각해 주당순이익을 늘리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려는 것"이라며 "정부정책에 전혀 위배되지 않고 국가와 사회 이익에 배치되지 않는다. 그냥 더 나은 정답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5개 은행은 자사 요구수준에 부합하는 자본배치정책을 달성했고, 나머지 2개 은행도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갈 거라고 본다"며 "은행이 IR을 통해 발표한 내용을 지키지 않는다면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것이므로 약속을 지킬 거라고 희망을 갖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주간 미국, 캐나다, 영국에 출장을 다녀왔다. 이들 나라는 행동주의가 너무 당연하고 보편화돼있다"며 "한국도 2019년 대비 주식투자인구가 3배 증가하고, 행동주의에 대한 국민인식이 제고되면서 펀더멘털한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주요 대학기금이 만나준다는 것 자체가 변화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행동주의펀드의 가시적 성과가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주총에서 이기는 게 목적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주총에서 이기는 게 쉽겠나. 주주들의 표심을 보여주고 변화가 일어나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의결권 자문사만 봐도 주주이익 외에도 여러 고려사항이 있는 걸로 안다. 아직까지는 여러모로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총은 갔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