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벌어진 한미 금리 차에 깊어진 한은의 ‘주름’

김광석 교수 “시장 우려 과도해‥기준금리 동결에 무게”

“외국인 투자는 선행지표‥금리 역전 이후에 오히려 자금 순유입된 경우도 많아”

“우리 경제 하반기 반등 전망 지배적‥좋아졌다는 느낌이 아닌 덜 나빠지는 것”

시장 일각에서는 외국인 자금유출, 환율 급등을 우려하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실물경제 둔화와 금융불안정을 근거로 금리동결을 지지하고 있어 양측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5.2~3일(현지시각) 미국 FOMC 회의에서는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0.25%p 인상(4.75~5.00%→ 5.00~5.25%)하고 대차대조표 축소를 이전(2022.5월)에 발표한 계획대로 계속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5.25%으로 오르면서 한국과의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으로 1.75%p가 되면서 사상 최대 격차를 기록했다.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외국인 투자 자금의 이탈이 가속되고 원·달러 환율 급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한양대학교 겸임교수)은 4일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여건이 안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시장의 우려는 과도하다"며 "기준금리 포인트 차이가 1.5%p 나면 큰 일이 안 나고 1.75%p 나면 큰 일이 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시장에서는 한미 금리 차가 역전될 때마다 큰 일이 난다고 했다. 물론 그렇게 될 가능성이 더 많아지긴 했다"며 "금리 격차때문에 더 강달러가 되고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2022년 10월 강달러는 극에 달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으니 환율이 더 높아야 하고 문제는 더 심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외국인 투자는 선행지표이다. 기준금리가 역전되기 전에 자금 유출은 이미 많이 일어났다"면서 "역사적으로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된 이후에 오히려 자금 순유입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금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자금 유출이 두려워 기준금리 격차를 축소하기 위해 한은은 금리인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리인상에 따른 부수적인 악영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당분간 강달러 기조는 유지되겠지만 원·달러 환율이 1440원까지 올랐던 상황은 다시 재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각에선 모든 의사결정에서 외국인 자금 유츌은 나쁜거고 기준금리 격차가 벌어지는 것도 나쁜거고 무역적자 지속되는 것도 나쁘기 때문에 금리인상을 주장한다"며 "부정적인 면만 보고 계속 인상을 주장한다면 부동산PF, 경기침체 등은 외면해야 하는가. 만약 한은이 금리인상을 하면 그들은 또다른 꼬투리를 잡아 비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우리 경제가 하반기 반등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나 좋아졌다는 느낌이 아닌 덜 나빠지는 것"이라며 "부동산PF 이런 것들이 심각한 상황이고 경기침체 정도도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외적으로 금리를 같이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대내적으로 물가보다도 이제 경기침체, 금융부실의 문제가 더 크기 때문에 한은의 동결 결정에 무게를 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