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더시드파트너스 인터뷰
"MG손보 인수, 핀테크와 시너지 기대했지만 무산"
"하반기 금리 안정되면 벤처투자 여건 개선될 듯"
◆…더시드파트너스의 이동현 이사와 윤희상 팀장은 지난 9일 조세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진수 기자]
더시드파트너스의 이동현 이사와 윤희상 팀장은 최근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더시드파트너스는 최근 MG손해보험의 인수를 추진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하며 무산됐지만, 더시드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핀테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더시드그룹은 어떻게 이뤄졌나.
= 더시드그룹이라는 지주회사 아래 3개 계열사가 있다. 더시드파트너스는 기관전용사모펀드(PEF)를 운영하는 회사다. 더시드인베스트먼트는 벤처캐피탈(VC) 라이선스를 갖고 있고, 더시드랩스는 초기 기업에 투자하고 창업 교육을 한다. 자본금은 200억원, 전체 운용자산(AUM)은 1000억원 정도다.
■ 더시드랩스를 통해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로 이어지는 구조인가.
= 아직 사례는 없지만 그런 투자기구(비히클)를 지향한다. 더시드그룹은 기업의 초기부터 중기, 후기까지 꾸준히 성장을 지원하는 '동반성장 지향 파트너'다. 자기자본 투자나 임직원의 개인투자조합 참여를 통해서도 '씨앗'을 뿌리고 있다. 기업가치가 시리즈A 단계인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 더시드그룹만의 강점이나 전략이 있다면.
= 창업자인 박상영 대표가 과거 핀테크, 디지털금융 분야에 주목해 데일리금융그룹이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코인원, 어니스트펀드, 뱅크샐러드 등 30여개 굵직한 핀테크들에 초기투자하는 일종의 지주사 역할을 했다. 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더시드그룹이 탄생했다. 디지털금융 쪽 네트워크와 실제 기업을 경영하고 성장시켰다는 게 더시드의 강점이다.
■ 더시드파트너스에서 진행한 투자는.
=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인 쿼터백의 경영권을 3년전 인수해 작년말 청산했다. 스타트업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인 고위드의 경우 작년말 인수해 현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더시드는 금융에 IT를 더한 디지털금융 기업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 비상장사 외 상장사로도 투자대상을 확대할 계획이 있나.
= 이미 상장된 회사의 기업가치는 이미 정해져 있다고 봐야 한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시가총액이라는 가치가 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플러스 알파(+a)'를 내기는 굉장히 어렵다. 우리처럼 적은 금액을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내려면 비상장사에 투자하는 게 적합할 수 있다.
■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은.
= 지분율이 50% 이상이면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고 주요 의사결정을 같이할 수 있다. 기업의 인사나 방향성에 있어 꾸준히 참여하면서 기업의 성장에 관여하고 있다. 더시드인베스트먼트의 경우 경영권 지분투자보다는 3~10% 정도의 소수 지분투자를 하고 있다. 매달 방문이나 컨퍼런스콜을 통해 사업 진행현황을 살피고 필요한 게 있다면 지원한다.
■ MG손해보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했는데, 인수가 아예 무산된 건가.
= 그렇다. MG손보 인수를 검토했던 이유는 전통 금융산업 라이선스를 가진 기업이 핀테크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당시 MG손보 매물이 나와서 진지하게 검토했었고 여러 기관투자자(LP)들과 논의를 진행했으나 내부적인 판단으로 인수를 포기하게 됐다.
■ 다른 금융회사에도 주목하고 있나.
= 금융상품을 만들 수 있는 금융회사와 IT 기반 빅데이터를 보유한 핀테크가 시너지를 내고자 합종연횡하는 사례가 최근 많았다. 고위드를 비롯한 핀테크는 고객 기반이 탄탄한 금융회사와 협업하고자 한다.
■ 인수를 검토 중인 기업은.
= 규모가 지나치게 큰 기업보다는 중소·중견 기업 위주로 검토 중이다. 성장 가능성이 크고 디지털금융 쪽으로 역량을 보이는 회사가 관심사다. 꼭 금융회사만으로 한정하진 않는다. 다만 현재 LP들의 투자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 투자환경이 어떤가.
= 우리가 자체자금으로 다 인수할 수 없어 LP들의 환경이 중요한데, 다들 움츠러드는 상황이다. 은행 파산 사태가 잇따르면서 유동성이 얼어붙었다. 전체 투자시장 규모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하반기에 금리가 안정화를 찾게 된다면 앞으로의 투자 기회는 점점 늘어날 거라 본다.
■ 정부가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을 내놨는데 어떤 영향이 있나.
= 정부자금을 집행받는 사모펀드 등은 우리보다 사이즈가 큰 회사들이다. 딜이 쪼개져 나온다면 공략해볼 만하다. 더시드는 기업의 초기부터 중기, 후기까지 함께한다는 강점을 가지고 향후 정책자금을 유치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 토큰증권 발행(STO)과 관련해서도 검토 중인가.
= 검토는 많이 하고 있는데 일반 기업의 지분을 토큰화하기보다는 조각투자에 특화된 가이드라인이라 생각한다. 현재 조달자금 규모가 20~30억원에 불과한데 이마저도 요건이 너무 까다롭다. 인력이나 자본금, 협업할 증권사나 수탁기관 등이 필요한데 이 모든 걸 갖추고도 20~30억원밖에 조달할 수 없다면 일반 기업이 뛰어들긴 쉽지 않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