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존, "개발비용 보전 위한 것, 가격인하 계획 없어"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더존SNS로부터 60만5000원의 'TOSP서비스료'를 내라는 내용의 지로용지를 받았다. 이 금액은 앞으로 1년간 세무회계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업그레이드 및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유지보수 비용인 것.
A씨는 이 프로그램을 구입할 당시에도 2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했는데, 매년 유지보수 명목으로 수십만원의 금액을 추가로 내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웠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었다.
또한 법인세 중간예납을 위해 신고서를 출력하려했으나, 추가로 법인조정 비용 15만원을 부담해야 출력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중소기업 및 세무회계사무실 등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더존 네오플러스Ⅱ의 경우 설치비용은 기본 140만원, 급여·원천징수 기능이 포함되면 60만원이 추가돼 200만원 가량이 소요된다.
유지보수비용은 1대 기준으로 연간 40만원에 원천징수 15만원, 법인·개인조정 15만원, 세무대리 40만원 등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인 키컴 에스에이윈 스탠다드의 경우에는 1대 설치비용 80만원, 연간 유지보수비용 50만원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으며 감가상각, 판매자재 등의 기능이 추가될 경우에는 비용도 더 소요된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은 부가가치세 포함 전 가격이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 부담은 더욱 크다. 10%가 더 해지는 셈.
최근 IT벤처기업을 창업한 B씨는 "세무회계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싶지만 초기구입비용과 매년 부담해야 하는 유지보수비용 때문에 아직까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주변 기업들은 모두 사용하고 있지만 수익이 아직 제대로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세무회계프로그램이 생각보다 만만찮은 가격이라는 사실을 알고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는 것.
B씨는 "구입비용도 부담되지만 일단 설치하면 계속해서 돈을 내야하기 때문에 프로그램 업체에 코 끼는 것 아니냐"면서 "그래서 유지비용을 안 받는 프로그램을 찾아봤지만 마땅한 게 없어서 더욱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이들보다는 상대적으로 50%가량 저렴한 가격에 세무회계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는 세무사 사무실도 사정은 마찬가지.
세무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C세무사는 "서비스에 비해 프로그램 가격이 비싸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미 실무자들의 손에 익은 프로그램을 쉽사리 바꿀 수도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별다른 도리가 없이 비용 지불하면서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더존의 경우 지난해 '유지보수료'라는 명칭을 'TOSP 서비스료'로 바꾸고 기업회계기준 및 세법개정을 반영한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고 각종 상담 및 교육을 실시해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지만, 연간 수십만원을 고정적으로 내야 할만큼 실효성이 있느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방문상담까지 받는 경우는 흔치 않으며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는데 매년 고정적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것.
이에 대해 프로그램 업체에서는 개발비용과 관리비용을 감안하면 결코 비싸지 않다는 입장이다.
더존SNS 김선민 부장은 "네오플러스를 만들기 위해 200여개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가 폐기조치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로 인한 수익은 앞으로 시장상황에 맞춰 업그레이드 및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투자비용 등으로 남겨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기능 및 가격에 비한 이용자 만족감 측면과 외국 프로그램에 비해서도 결코 비싸지 않은 가격"이라며 "고객에게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앞으로 가격인하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유지보수비용에 대해서는 "1000여명이 직원들이 고객들을 모두 관리하려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고객들 입장에서는 큰 금액일 수 있겠지만 그 비용으로 각 지사와 협력업체들의 운영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강조했다.
키컴 관계자도 "유지보수비용은 사용시 문제점이 생길 경우 전화상담과 AS방문 및 원격관리 등 인력이 투입되는 비용이 포함된 것"이라며 "세법상 신고서식부분의 변경이 이뤄지면 업데이트를 위해 잔손이 많이 가게되는 애로사항이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