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논란의 단초가 된 재판관직 사퇴문제를 대법원, 헌재와 사전조율했다고 한데 대해 한나라당은 대법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행위라고 주장했으나 열린우리당은 통상적인 법률 자문 차원이었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김재원(金在原) 의원은 "최고의 법률해석기관인 대법원이 '사퇴후 지명'이란 의견을 제시했다면 경악할 일"이라고 비판했고, 같은 당 김정훈(金正薰) 의원은 "청와대가 대법원과 헌재를 물고들어가면서 공동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의원도 "대법원이 스스로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훼손한 행위"라며 "이번 사태에서 대법원도 책임을 면할 수 없고 국회가 대법원장의 증언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리당 양승조(梁承晁) 의원은 "법률해석기관인 대법원에 (청와대가) 법률적 해석을 묻는 것은 가능하다"고 반박했고, 같은 당 정성호(鄭成湖) 의원은 "대법원장 지명몫이었던 전 후보자가 재판관직을 유지하면서 소장에 임명되면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지명권을 침해해 '3-3-3 분립' 원칙이 침해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목 후보자는 "대통령이 현 재판관 중에 소장을 지명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 경우 대법원장의 지명몫이 1명도, 2명도 될 수 있어 (대법원장 비서실이)사전 검토를 했다"며 "그 결과 현 재판관이 임명되면 잔여임기가 만료된다고 결론 내렸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목 후보자는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이 대법원장 비서실장에게 임기문제에 대한 의견을 구했고, 비서실장은 대법원장에게 보고한 뒤 '사퇴 후 6년 임기를 보장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절차를 둘러싼 여야간 공방은 이날 청문회에서도 계속됐다.
한나라당 김재경(金在庚) 의원은 "현재 법대로라면 (법사위와 인사특위) 두 번의 청문회를 거쳐야 하자가 없다"고 지적했고, 같은 당 박승환(朴勝煥) 의원은 "임명동의안이 처리되더라도 법조인들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전 후보자의 자격문제를 둘러싼 송사 가능성을 경고했다.
우리당 우윤근(禹潤根) 의원은 "법 해석은 상식선에서 해야 하는데 과연 동일인물이 두 번의 청문회를 하는 것이 입법자의 생각이었겠느냐"고 반문했고, 최재천(崔載千) 의원은 "한나라당은 반노(反盧)의 색안경을 끼고 모든 사안을 보니 흑백논리로만 간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목 후보자는 "법을 문헌적으로 해석하면 법사위의 인사청문 절차를 먼저 밟은 뒤 다시 특위로 오는게 맞고, 개인적으로는 법사위 인사청문절차를 거쳤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그는 "해당 조문을 합목적적으로 해석하면 청문회를 2번 거치는 것은 무용하다"면서 "의원들끼리 협의해서 국회에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우리당 서갑원(徐甲源) 의원은 "목 후보자의 인사청문 요청이 지난달 22일 왔는데 15일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마치도록 한 법을 지키려면 지난 6일까지 청문회를 했어야 한다"며 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법적 시한을 넘겼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박승환(朴勝煥) 의원은 "국회 일정이 많아 모두 시간에 맞춰서 진행할 수는 없다"며 "인사청문회는 간사 합의로 진행되는 일이므로 이에 대해 상대를 비난하고 절차를 문제삼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