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배임 혐의액 '4895억원'으로 변경…법원, 공소장 변경 허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 대장동 일당에 적용된 배임 혐의 액수를 기존 '651억원+α'에서 4895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재판부가 받아들이기로 했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영학 회계사 등의 96차 공판을 열고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허가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월28일 대장동 일당들의 배임 혐의 액수를 '최소 651억원'으로 명시한 것을 4895억원으로 변경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 등을 구속수사하며 최소한의 피해금액을 특정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그 측근들에 대한 추가 수사 및 기소가 이뤄지며 최종 배임 혐의 규모를 4895억원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변경된 공소 사실에 따르면 기존에 해왔던 1년 6개월의 증거조사, 증거에 포함되지 않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증거조사 내지 심리가 필요하다"고 해 재판이 더 길어질 수밖에 없음을 내비쳤다.

다만 재판부는 이미 1년 반 정도 진행된 업무상 배임 혐의 재판과 대장동 일당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재판의 병합 여부에 대해선 판단을 보류했다.

검찰은 이날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는 대장동 본류인 배임 사건의 연장선상인 만큼 두 사건을 병합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애초 유 전 본부장이 과연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진행했던 주요 사업 결정을 독단적으로 할 수 있었느냐라는 의문에서 수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양쪽에 다 증거로 들어갈 수 있다라고 하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계속 병합 여부에 대해 재판부에서 결정을 하지 않고 상황을 보자고 한 취지는 두 사건이 관련성이 있는 게 맞지만 증거관계가 완전히 동일한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또 하나는 업무상 배임 사건은 이미 1년 6개월 이상 진행을 해온 상황이지만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사건은 아직 준비절차 단계에 있어 심리가 진행된 정도가 너무 차이가 나서 두 사건을 병합하게 되면 상당히 장기간 심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사건 관련 심리 부분이 어느 정도 될지를 개괄적으로라도 파악하지 않는 상태에서 곧바로 병합을 말하기는 사실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우에 따라 전체적인 사건으로 보면 병합이 적절해 보일지라도 심리 경과에 따라서는 별건으로 (심리)하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병합을 둘러싼 피고인 측 입장도 엇갈렸다.

김씨 측은 "배임 사건 심리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사건을 포함하는 것은 신속한 심리에 저해된다"고 한 반면, 남욱 변호사 측은 "사건을 병합하는 것이 효율성과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유리하다는 입장에서 병합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