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으로 소득대체율 70% 완성 가능"

최근 연금개혁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의 빈자리를 주택연금이 채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택연금과 순금융자산 연금을 합해 소득대체율 20%를 넘길 수 있는 가구가 최대 48%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자본시장연구원 김재칠 펀드연금실 선임연구위원과 정화영 거시금융실 연구위원은 7일 '가계의 사적연금소득과 주택연금의 역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OECD는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 퇴직직전 소득 대비 70%의 연금소득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퇴직자들은 국민연금(31.2%)과 퇴직연금(15%)을 합산해도 이에 못 미친다. 23.8%의 연금소득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다층연금체계에서 3층에 자리한 개인연금이 그 자리를 채울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개인연금은 저축 및 연금성보험과 연금저축을 합한 것이다.

하지만 자본연 분석대상 가구의 85%가 개인연금을 보유하지 않아 연금소득이 없었다. 개인연금으로 소득대체율 20% 이상을 달성할 수 있는 가구는 소득기준에 따라 전체의 0.2~0.4% 수준에 그쳤다.

논의를 확장해 금융자산총액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을 살펴봐도 분석대상 가구의 94.3%가 소득대체율 20%를 채울 수 없었다. 이들의 순금융자산 소득대체율은 평균 3.5~4.1%에 그쳤다.

자본연은 이들이 보유주택을 통해 주택연금을 수령한다면 소득대체율을 상당폭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주택연금은 가입자가 보유주택을 매각하지 않고 거주하면서, 이를 담보로 연금을 제공받는 것을 말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공적인 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가입대상은 만55세 이상, 공시가격 9억원 이하(시가 12억원 이하)의 주택을 소유한 자와 그 배우자다.

주택연금 수령가능 가구가 주택연금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평균 소득대체율은 16~18% 수준이었다. 순금융자산 연금을 더하면 그 수치는 19.9~22.7%에 달했다.

주택연금과 순금융자산연금을 합해 소득대체율 20%를 넘길 수 있는 가구의 비중도 소득기준에 따라 35~48%에 달했다.

다만 아직까지 주택연금 활용도는 매우 미미하다. 지난해 보증잔액 기준 주택연금 가입건수는 8.3만건이다. 55세 이상 전체 가구의 주택연금 가입률은 0.89% 수준에 그쳤다.

자본연은 "퇴직자들이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상품 매력도를 더 키우고, 가입자 증대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고정금리 상품의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주택가격 하락시 발생할 대위변제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조성한 주택담보노후연금보증 계정 규모의 충분성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