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11일 최근 한국경제에 대해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은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여건에 대해 제조업을 중심으로 부진한 상황이나,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부터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KDI는 지난달까지는 '경기 부진 지속'이라는 진단을 3개월째 유지해왔다.
KDI가 11일 발표한 '경제동향 6월호'에 따르면, 4월 전(全)산업생산은 2022년 4월과 비교해 0.8% 줄었다. 조업일수(+1일→-1일)의 감소에 주로 기인한데 따른 것으로, 전달(2.0%, 전년동월대비)보다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제조업은 부진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72.0%→71.2%)은 낮은 수준에 정체되어 있고, 재고율(130.4%)은 전달(117.2%)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 KDI는 특히 "반도체는 생산 감소폭이 축소됐으나, 재고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여전히 위축된 모습"이라고 했다.
5월 수출은 전달(-14.3%)보다 감소 폭이 커진 –15.2%의 증가율을 보였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27.5%→-33.2%)과 석유화학(-23.7%→-26.3%)이 가격 하락으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 반면, 반도체(-41.0%→-36.2%)는 수출금액의 감소 폭이 줄며 물량 기준으로도 3월 이후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 국가별로는 대(對)중국 수출이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나 감소 폭은 점진적으로 축소되는 반면, 중국을 제외한 지역으로의 수출은 감소 폭이 소폭 확대됐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4월 소매판매는 전달(0.1%)보다 낮은 –1.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달에 비해 2.3% 줄며 부진한 모습이다. 서비스업생산은 증가 폭이 줄었다(6.2%→3.1%). KDI는 "작년 4월 사회적 거리두기의 폐지로 대면업종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된데 따른 기저효과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8.0을 기록하며 3월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하며 기준치(100)에 가까워지고 있다.
물가는 상승세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는 전달(3.7%)보다 낮은 3.3%의 상승률을 보였다.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은 전달(4.0%)보다 소폭 낮은 3.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KDI는 "전기 및 도시가스 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입가격이 하락하고 기저효과도 작용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점차 안정되는 모습"이라고 봤다.
기업 심리지수는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실제 제조업 업황BSI(기업경기실사지수) 전망치는 5월 68에서 6월 70으로, 비제조업 업황BSI 전망치도 같은 기간 73에서 75로 상승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는 소매판매 증가 등 내수 관련 지표의 부진이 완화되며 상승(99.7→99.9, 4월 기준)했으나, 앞으로의 흐름을 보여주는 선행지수(98.2→98.0)는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