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대장동 민간이익 4천~5천억 이재명에 보고" vs "진술 번복에 말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 공모 전 김만배·남욱 등 민간업자들이 가져갈 이익이 4000억원이 넘는다는 사실을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법정 증언했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은 당시 이 대표가 이 같은 이익이 민간업자들에게 돌아가는 구조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4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유씨는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서 이같이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5년) 2월 대장동 사업 공고가 나가기 전 정영학 회계사와 함께 정진상을 만나 '민간에 4천~5천억 정도 남는다'고 말했더니 깜짝 놀랐다"며 "이재명은 그때 '민간이 남는 것하고 우리하고는 상관없지'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정 전 실장도 그 부분을 이해하고 있었다"며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김만배씨와 협의가 이뤄지거나 사업이 진행되는 경과 등 정무적인 사항을 별도로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에게 보고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이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에게 보고했다는 객관적 증거가 있나, 보고서 없이 보고했다는 증거는 증인의 말 외엔 없다'는 지적에 유 전 본부장은 "정무적인 부분을 문서로 당연히 만들 순 없다. 결과로 다 나왔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또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함께 대장동 지분으로 1천억원 약속받은 것은 2014년 12월께라고 특정했다.

이어 1천억원에 대해 "정확히는 퍼센티지로 기억하기로는 30%가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김만배가 우리한테 준다고 했고 정진상·김용에게 정확히 이야기해줬다"고 말했다.

지분 관련해 "김만배가 자신의 공통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계속 투덜거려 반반으로 가는 것으로 하자고 했으며 정진상과 김용과 이야기해 전달했다"며 "최종적으로 우리가 24.5%였다가 나중에 700억원으로 결론냈다'고 했다.

정 전 실장 변호인은 이 '약속' 시점과 액수에 대해 검찰 조사와 법정 진술에서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14일 검찰조사에서는 '2014년 6∼7월·지분 절반'이라고 했다가 그 이튿날 '11∼12월·1천억원'으로 변경됐다는 것이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지금 제 기억이 정확하다. 조서에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정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정 전 실장 변호인이 지난해 10월께부터 입장을 바꿔 적극 진술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하자, "출소한 뒤 민주당에서 나를 향해 '왜 범죄자를 풀어줬냐'는 식으로 매도하기 시작해 배신감이 상당히 들었고 모든 것을 다 증언하는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폭력배가 두목의 잘못을 가려주기 위해 (거짓) 진술하다가 나중에 사실대로 얘기하면 번복이냐"라고 반문하며 "저도 똑같이 사실대로 이 법정에서 증언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정 전 실장은 김만배씨 등 민간업자에게 대장동 사업 특혜를 제공한 대가로 천화동인 1호 지분의 절반인 24.5%(약 428억원)를 나눠 갖기로 약정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3년 2월∼2020년 10월 성남시 정책비서관·경기도 정책실장을 지내면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각종 편의 제공 대가로 2억400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 등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