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자포리자 원전 방문…"안전 조치 취해져"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카호우카 댐 파괴 이후 냉각수 고갈 우려가 제기된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상황이 심각하지만 당장은 안전조치가 취해졌다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안전 문제로 예정보다 하루 늦은 이날 자포리자 원전을 방문한 그로시 사무총장은 원전 운영에 대한 설명을 듣고 현장을 점검했다.

그는 "심각한 상황이지만 냉각수 수위는 충분하다"며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한 일련의 조처들이 취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IAEA는 계속해서 원전 상황을 평가할 것"이라며 "국제 감시단이 원전 현장에 남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원전 안전 보장을 위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합의 가능성을 두고 "양측의 교전이 여전히 진행 중인 현시점에서 그런 문서에 서명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가동이 모두 중단된 자포리자 원전이 적대행위가 끝난 후 완전히 재개되길 바란다고 했으나, 이 같은 결정은 원전 경영진에서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에 있는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해 개전 직후 러시아에 점령됐으며, 원전 및 주변 지역에서 교전이 계속됨에 따라 원자력 사고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전쟁으로 이 원전의 원자로 6기가 모두 폐쇄됐지만 멜트다운(노심용융)을 막기 위해 냉각수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난 6일 냉각수를 공급하는 드니프로강 하류의 카호우카 댐이 파괴되면서 냉각수 고갈 우려가 커졌다.

사고 이후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기업 우크레네르고는 "카호우카 저수지의 수위가 냉각수 공급 임계점인 12.7ｍ 미만으로 내려왔다"고 전했다.

다만, 댐과 분리된 원전 부지 옆 또 다른 연못이 대체 공급원이 돼 몇 달간 냉각수 공급은 가능하다고 IAEA는 밝혔고, 러시아도 자체 지하수 우물을 통해 냉각수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