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국힘, 야당 되더라도 꼭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하길”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당이 야당에 제안한 '불체포 특권 포기 서약'에 대해 "국민의힘은 야당이 되더라도 꼭 이것을 제출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날을 세웠다.

송 전 대표는 23일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여당이기 때문에 불체포 특권 포기 서약서를 제안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 "국힘, 與이기 때문에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 가능"

송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김웅 의원을 제외한 대부분이 불체포 특권 포기 서약서에 서명한 데 대해 "야당으로서 이 말을 한다면 설득력이 있겠지만, 검찰이 득세한 이번 정권에서 여당으로서 주장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 제44조에 명시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은 헌법적 권리로서 입법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며 "특히 윤석열 정부의 검찰에 맞서기 위해서는 이 권리가 꼭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번에 이재명 대표가 밝힌 불체포 특권 포기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를 했다"라며 "검찰 탄압으로부터 국회의원의 헌법적 권한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면이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맹폭하는 보수 프레임에 맞서기 위한 적극적 의지의 표시로 본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집권 여당의 유일한 전략인 야당을 '방탄 프레임'에 가두는 것에 대해 그 빌미를 주지 않겠다.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라며 불체포 특권 포기를 선언했다.

진행자가 '언론을 보면 이 대표의 불체포 특권 포기에 반대한다는 식으로 보도가 됐다'라고 짚자, 송 전 대표는 "(헌법에 명시된) 불체포 특권 제도의 포기를 반대하는 것이다"라며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들지만,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은 검찰에 대한 투쟁의 의사 표시로서 환영하는 바"라고 답변했다.

또 진행자가 '비명계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거취에 대해 이야기가 나온다'라고 묻자, 송 전 대표는 "이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 대표다. 그러므로 그 임기를 지키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한동훈,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존재"

한편 송영길 전 대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앞서 국회에서 '이 자리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시기) 돈봉투를 받은 의원이 한 20여명 더 있다'라고 말한 데 대해서 "수사 검사도 아닌 법무부 장관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참을 수 없이 가볍게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한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체포동의 필요성을 설명하던 중 "범죄사실에 따르면 논리 필연적으로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지목되는 약 20명의 민주당 국회의원이 여기 계시고, 표결에도 참여하시게 된다"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는 그러면서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는데, 법무부 장관이 이렇게 말한 것은 헌법 제7조에 명시된 공무원 정치적 중립의 위반"이라며 "한 장관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듯한데 장관을 그만 두고 국민의힘 대변인으로 가도 잘 할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