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5명 시위대 체포되고 경찰 249명 부상
마크롱, 엘튼 존 콘서트 관람해 비난 여론 쇄도
◆…경찰의 검문 중 17살 배달 소년 사살에 분노한 시위가 발생하면서 소방관들이 시위대와 경찰의 야간 충돌로 불에 탄 차량에 불을 끄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프랑스 경찰의 17세 배달 소년 사살에 분노한 규탄 시위가 프랑스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800명이 넘는 시위대가 체포되고 최소 200명의 경찰관들이 부상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당국은 프랑스 전역에서 시위대 875명을 체포했고 경찰 249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29일 밤 시위 진압을 위해 경찰 병력을 4배 늘려 4만5000명으로 증강 배치했다. 이중 249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밤새 경찰서 79곳을 비롯해 시청 34곳, 학교 28곳 등 총 119개의 공공건물이 공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남부 대도시 마르세유에서는 도서관이 공격당했고 인근에서는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을 사용하면서 충돌이 벌어졌다. 북부 오베르빌리에스의 한 차고지에서는 버스 12대가 불에 탔으며 2024년 올림픽 대비 훈련이 진행될 아쿠아틱 센터는 화재로 인해 외관이 손상됐다.
◆…경찰의 검문 중 17살 배달 소년 사살에 분노한 시위가 발생하면서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폭죽을 발사했다. 사진=로이터통신
총격이 발생했던 파리 교외 낭테르 지역에서는 추모 집회가 열린 후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폭죽을 발사하면서 충돌이 일어났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전국적으로 여러 카지노와 일부 상점들이 약탈당했다고 전했다.
엘리자베스 보르네 프랑스 총리는 트위터에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 질서 회복을 위해 모든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을 시사했다.
엘리자베스 보르네 프랑스 총리는 트위터에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 질서 회복을 위해 모든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 27일 낭테르에서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17세 알제리계 소년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경찰은 당초 운전자가 경찰관들을 향해 돌진했기 때문에 총을 쐈다고 설명했지만, 공개된 영상엔 경찰관들이 차 옆에서 운전석 안을 살펴보고 있을 때 운전자가 앞을 향해 출발하는 장면만 담겨 거짓 해명 논란이 일었다.
라비마 샴다사니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대변인은 이날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평화적 집회를 강조한다"면서 "폭력적 상황에서만 경찰이 무력을 사용해야 하며 합법성과 비례성, 비차별 등의 원칙을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엘튼 존, 마크롱 대통령 부부, 엘튼 존의 동성 배우자 데이비드 퍼니시 사진=데이비드 퍼니시 인스타그램
한편 이와중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8일 밤 파리 아코르 아레나에 열린 엘튼 존 순회공연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받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 부부와 엘튼 존이 함께 찍은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공개되면서 프랑스 현역 정치인들과 시민들 사이에서 비난의 여론이 쏟아졌다.
국민연합(RN) 소속인 티에리 마리아니 유럽의회 의원은 트위터에 "프랑스가 불타고 있을 때 마크롱 대통령은 내무장관이나 경찰 옆이 아니라 엘튼 존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