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 화학물질 조합에 따라 모기 유인·퇴치 효과 달라
위스키 향이나 코코넛 향을 내는 비누...모기들이 피해
◆…자료사진=로이터통신
여름철의 불청객인 '모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다른 사람에 비해 유독 모기에 잘 물린다면 비누를 바꿔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지니아공과대학 신경행동학자 클레망 비노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사용하는 비누제품의 향이 모기의 흡혈 선호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24~33세의 남녀 참가자 5명을 대상으로 씻지 않은 팔뚝을 감싸 체취가 배게 한 천과 비누로 씻은 다른 팔뚝의 체취가 밴 천을 수집해 연구를 진행했다. 천으로 체취를 수집한 이유는 사람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나 체온 등 모기를 유인하는 다른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비누 향이나 성분에 따라 모기들의 반응을 파악하기 위해 4종(다이얼·심플 트루스·도브·네이티브)의 각기 다른 브랜드 비누를 사용했다.
체취가 밴 천을 별도의 용기에 넣은 뒤 짝짓기를 끝낸 이집트숲모기 암컷에 노출하고 유인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4종의 비누 중 코코넛 향이 나는 네이티브 비누를 제외한 3가지 비누는 모두 모기를 유인하는 것으로 나타나 비누를 이용해 씻는 것이 모기의 선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비누 성분 유형과 실험 참가자에 따라 효과에 차이를 보였다.
비노제 박사는 "실험 대상이 된 비누 4종 모두가 모기퇴치제로 알려진 '리모넨'(limonene)이라는 화학물질을 주요 성분으로 함유하고 있었지만 이중 3종이 모기 유인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모기 유인이나 퇴치는 화학물질의 비율이 극도로 중요해 똑같은 성분의 화학물질이라도 조합에 따라 모기를 유인하기도 하고 퇴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공동저자인 클로에 라혼데레 박사는 "같은 비누로 씻어도 사람마다 다른 냄새가 난다"며 "비누가 개인이 방출하는 화합물의 조성에 변화를 일으켜 체취의 특성을 바꾼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비누의 화학적 조성을 분석해 모기를 유인하거나 퇴치하는 화학물질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달콤한 과일이나 꽃향기를 내는 성분을 가진 비누로 씻을 경우 씻지 않았을 때와 비슷한 정도로 모기가 모여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위스키 향이나 코코넛 향을 내는 비누로 씻으면 모기들이 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노제 박사는 "개인적으로 모기가 모여드는 것을 줄이고 싶다면 코코넛 향 비누를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5월 10일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발표했다.
